[[ 아사히신문 ]]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한국의 외환위기 해소를 위해 5백70억달러 규모의
융자계획을 마련했으나 초기진화에 실패했기 때문에 융자확대 등 추가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16일 지적했다.

아사히는 이날자 "한국의 통화위기를 확대시키지 말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특히 대한 금융지원에 참가한 국제기관과 관계국은 그동안의 지원틀에 집착,
한국 통화위기 진화를 지연시켜서는 안되며 IMF는 한국에 대한 융자를 앞당
기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이와함께 한국의 경제안정은 일본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말하고 관계기관과 정부는 융자계획의 확대 등 필요한 추가조치에
대해 검토를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설은 한국 통화위기가 아시아 금융위기 및 기업의 과다한 설비투자 등
국내경제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하면서 이같은 위기 해소를 위해서는 경제
성장 속도억제를 통한 무역적자 감축, 재벌에 의존하는 경제구조 개혁 정책을
한국정부가 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사설은 한국의 경제위기가 몰고 올 정치적 영향과 관련, "한국 자본주의는
파멸했다"는 식의 잘못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서는 안된다면서 일본의 입장
에서 한국의 통화위기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강건너 불이 아니라고
역설했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

[[ 아시안 월 스트리트저널 ]]

한국의 경제.금융위기가 일파만파로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고 홍콩에서
발간되는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이 16일 보도했다.

한국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대내외의 자금난으로 인도네시아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등에 대한 투자 계획을 재고하기 시작했고 전자업체들은
스코틀랜드와 프랑스에 대한 투자액수를 대폭 축소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멕시코에선 한국의 일부 업체들이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 고객들로부터
자금지원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일본 미국 유럽 등의 은행들은 한국 기업들의 도산 위험 때문에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인지를 놓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국 외환시장과 증시가 붕괴조짐을 보이자 독일계 은행인 도이체 모르간
그렌펠 카피탈 마케트사는 영업 환경의 악화를 이유로 서울지점을 폐쇄했고
호주의 수입업자들은 한국 은행들의 금융지원 미비로 수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일부 업자들은 한국 원화의 50% 평가절하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한국 상품 수입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고
일본과 미국의 전자제품 제조업체들은 한국의 덤핑공세로 세계 시장의 가격
질서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도 한국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는 마찬가지이다.

저임금을 바탕으로 신발 의류 등 저가품 수출에 의존해온 이들 국가들은
한국에 수출 시장을 잠식당할 가능성 때문에 조바심을 내고 있다.

한국의 해외투자는 작년말 현재 1백38억달러로 초기단계에 있는데 투자가
중단되거나 대폭 축소되면 미국이야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멕시코
영국 등은 다소간의 타격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 파이낸셜 타임스 ]]

한국이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의 대출금을 출자금
으로 전환해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출자금 전환은 내.외국 금융기관 모두에 허용되어야 한다"며
"기업의 소유구조가 다양화돼야 경영이 투명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아자동차의 경우처럼 부실한 대기업을 공기업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조언했다.

이 신문은 "이번 경제위기를 진부한 대기업그룹을 수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외국인에게 인수합병(M&A)을 허용, 선진 경영기법을 배우는 것이
현명하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또 한국 정부는 재정지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민간부문의 투자가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공
투자를 늘려 경기가 급랭하는 것을 막아야한다"며 "필요한 자금은 국채발행을
통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은행 종금등 부실금융기관은 과감하게 폐쇄해야 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강조했다.

< 런던=이성구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