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더 서로 미 MIT대 교수가 일본경제신문사가 발행하는 경제주간지
니께이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경제위기와 관련 독특한 "영양
이론"을 펴 주목되고 있다.

영양떼는 수풀에서 사자 기색만 나도 실제 사자이든 아니든 우선 도망치고
본다.

아프리카 초원에서나 볼 수 있는 이런 풍경이 아시아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 서로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그러나 아시아(영양)를 위기로 내몰고 있는 것은 진짜 사자라며
4마리 사자를 들었다.

우선 제1의 사자는 동남아가 추구해온 고도성장 전략이다.

연 7~8%의 성장을 위해서는 대량수입이 필요하며 수입자금 조달에는
15~20%의 수출신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세계 경제성장률은 연 2~2.5%에 불과하기 때문에 모든 국가의
수출이 이처럼 높은 신장률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모자라는 자금을 해외에서 꾸어와야 하며 이는 국제수지 불균형과
통화절하 요인으로 작용한다.

두번째의 사자는 중국이다.

교육수준이 높고 임금이 싸며 거대한 국내시장을 가진 중국은 동남아
국가들이 차지하고 있는 수출시장을 야금야금 잠식, 동아시아 국가를
위협하고 있다고 서로교수는 주장한다.

세번째는 급등한 아시아의 부동산 시장이다.

가난한 발전도상국의 부동산가격이 풍요로운 선진국 기준을 상회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

부동산가격은 그 나라의 경제활동의 기초인 생산능력을 반영한다.

따라서 아시아 부동산가격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과대평가(버블)됐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론 과대망상적인 아시아의 팽창주의를 들 수 있다.

이제 발전도상에 있는 나라들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과 어마어마한
댐을 짓고 막대한 자금을 들여 공항 확충에 나서는 등 자금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외국 투자가들의 투자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서로교수는 "한마리 양이 도망치면 전체 무리가 도망치는 것처럼 패닉
(공황)은 쉽게 전염된다"며 "이들 4가지 요인들을 제거해야만 아시아의
영양들은 다시 초원의 풀을 뜯고 생산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현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