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성장 물가 등 거시지표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기업이나 가계 등 개별 경제주체의 행태변화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17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초청으로 내한한 로버트 타운센드 시카고대
석좌교수는 "한국을 비롯한 태국 등 아시아국가들의 경제위기는 개별 경제
주체들이 겪게 되는 위험을 흡수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타운센드 교수는 한 나라의 경제충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거시경제적인
접근보다는 개별 경제주체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만 올바른 처방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태국의 경제위기에 따른 향후 대처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외환위기가
표면화되기 이전인 지난 3~4월 태국의 3천여 가구를 대상으로 각 가계의
자산구성, 금융기관의 역할 등에 대한 광범위한 자료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내년중에도 유사한 자료를 수집해 태국경제의 향후 진로에 대한
처방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IMF와 IBRD(세계은행)로부터 금융지원을 받게 된 것은
비효율적인 금융체제의 개혁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현재 가장 중요한 문제는 금융개혁의 방향이라고 지적, 한국정부가
거시지표에만 연연하지 말고 개별 경제주체의 자산위험분산 등이 가장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금융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운센드 교수는 현재 IBRD의 개도국지원 프로그램의 컨설턴트로 특히
아시아국가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세계적 석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 박영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