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 증시는 진눈깨비 나부끼는 썰렁한 장세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새대통령이 확정돼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됐으나 외환사정 금리등
증시여건이 크게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다.

부실금융기관정리등 IMF(국제통화기금)와 합의한 사항들이 본격적으로
추진돼 금융시장에서 한차례 회오리가 나타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투신을 비롯한 기관들이 반등때마다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반면 대통령당선자가 1주일안에 IMF와 "협의"를 거쳐 외환위기에
대한 명확한 해법을 제시할 경우 환율이 안정되고 외국인 매수가
늘경우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조건부강세론"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17일 종합주가지수가 장중한때 25일이동평균선을 돌파했다는 것도
낙관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증시여건과 장세전망에 대한 전문가견해를 정리한다.

<>한상춘 대우경제연구소 연구위원(환율)=환율이 하루변동폭이 없
어진 이후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 안심하기엔 이른 실정이다.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부채는 별다른 문제없이 상환할 수
있으나 내년 1.4분기의 외환사정이 그다지 밝지 않은 실정이다.

원달러환율이 크게 올라 내년에 무역수지는 흑자를 기록할 것이나
외화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회복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김봉수 선경증권 이사(금리)=대선이후 회사채수익률은 20%밑으로
떨어지기 힘들 것이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자금수요가 본격화돼 일시적으로 25%를 넘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연말에 만기가 돌아오는 1조1천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상환자금도
자금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이같은 자금사정은 내년 1.4분기까지 이어져 IMF의 권고치(18~20%)까지
떨어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창문 대한투자신탁이사(기관동향)=기관들은 주가가 반등할 때마다
매도우위를 나타낼 것이다.

내년도 증시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기 힘든데다 유동성을 확보하
기 위해서다.

IMF구제금융으로 외환과 환율은 어느정도 안정될 것이나 구조조정등을
거치면서 성장등 거시경제지표가 안좋게 나타나고 연쇄부도우려감도 가
시지 않고 있어 주가가 크게 오르기 힘들 것이다.

특히 주식평가손을 100%로 반영할 경우 증권 은행등 기관의 주식매도는
늘어날 것이다.

<>이남우 동방페레그린증권 이사(외국인동향)=대선후 1주일이 가장
중요하다.

대통령 당선자와 IMF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져 외화자금 공급이 원활이
이뤄질 경우 환율이 안정될 것이다.

이경우 관망세를 보이던 외국인들의 주식매수가 본격화돼 주가는
의외로 강세를 나타낼 수도 있다.

채권투자도 늘어나는등 외자유입이 많아지면 환율도 더 떨어지고
다시 주가도 오르는 선순환이 기대된다.

그러나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 내년 1/4분기중에 올해보다
더 심각한 외환위기를 겪을 것이다.

<>이승용 동원증권 투자분석부장(증시전망)=대선후 증시는 약세를
나타낼 것이다.

대선전에 선거를 의식한 정책과 금융실명제유보등에 대한 "기대감"
으로 주가가 크게 올랐으나 기대감은 사라지고 점차 악재가 노출될
것으로 전망돼서다.

은행파산이 "단행"될 공산이 커졌고 외환위기도 단시일안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며 연쇄부도우려감도 가시화될 것이다.

기관들도 생존을 위해 주식매물을 늘릴 것이며 개인들이 "사자"에
나설 것이나 강세장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대선이후 내년 상반기중 종합주가지수는 300~500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홍찬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