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이 깊은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매물은 나오고 있지만 수요가 없어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일반 투자자는 물론이고 실수요자들마저 움직이지 않는 모습이다.

지역에 따라선 가격을 낮춰내놓는 급매물조차 소화해내지 못할 정도로
시장이 얼어붙어있다.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엔 이유가 있다.

지금으로선 부동산가격이 오를지, 아니면 내릴지 판단할수없기 때문이다.

금융시장불안으로 자금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것도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있다.

그러나 시장이 이렇게 가라앉아 있지만 일부 부동산전문가들은 "오히려
지금이 투자할 때"라는 의견을 내놓고있다.

시장불안정으로 수요자가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고 전반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투자에 나서면
의외로 좋은 물건을 싸게 건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물건이 투자대상으로 좋을까.

한마디로 가격상승요인을 뚜렸하게 갖고있는 지역에서 시세보다 싸게
나오는 급매물을 잡아야한다.

요즘같은 불황기엔 적어도 시세보다 20%이상 싸야 급매물에 속한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우선 공사가 마무리단계에 있는
광역교통망이나 전철역주변 부동산이라면 매입을 고려할만하다.

인허가를 받는데 문제가 없고 당장 개발할수 있는 곳의 급매물이
일차투자대상이다.

이들 부동산은 요즘처럼 시장이 불안정한 시기가 지나면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많다.

반면 아직 착공되지 않은 도로 주변이나 개발예상지역의 부동산은 매입을
피해야한다.

긴축경제운용으로 사회간접자본시설투자가 대폭 축소되고 그렇게 되면
그 일대 부동산은 당연히 투자매력이 떨어지게 된다.

경매부동산도 요즘이 매입적기이다.

경매시장에선 최근 물건이 늘고 낙찰가격이 낮아지는 추세다.

이 가운데 한두번 유찰돼 감정가격이 하락한 물건을 노려볼만하다.

물론 경매부동산을 매입할 때도 긴축재정을 기준으로 주변개발가능성을
고려해서 투자판단을 내려야한다.

기반시설이 완비된 대형택지개발지구나 그 인근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도
투자대상으로 고려할수있다.

대형택지개발지구는 생활편익시설이 잘 갖춰져있고 그 일대에 들어선
아파트는 가격하향경직성이 강한게 특징이다.

이에비해 아직 개발이 시작되지 않은 택지지구인근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투자에 신중해야한다.

그러나 요즘같은 불황기에 투자에 나서려면 주의해야 할게 많다.

먼저 투자대상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는 점을 감안, 대상선정을
"보수적"으로 해야한다.

또 시장이 언제 회복될지 예측할수 없는 만큼 단기투자는 금물이다.

투자금회수기간이 길어지는데따라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고금리시대에 과다한 돈을 차입, 투자했다간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젠 부동산시장여건이 과거와는 판이하다.

지금까지 갖고있던 투자마인드를 털어내고 새로운 시장여건을 고려해서
투자에 나서야할 때다.

< 이정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