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의 저서중 경제원론 격인 "대중경제론"과 하버드대
에서 발간한 "대중참여경제론", 경제에세이집 "시민경제이야기", 공약집인
"21세기로 가는 길" 등이 경제부처 공무원과 대기업 간부들 사이에서
필독서로 관심을 끌고 있다.

김 당선자는 다른 정치인과는 달리 경제를 꾸준히 공부해와 나름대로
정연한 이론 체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의 경제정책 방향을 알기 위해서는
저서등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는 것.

이들 저서에는 거시경제 운영의 원칙은 물론 산업 소비자 노사 금융 등
경제전반에 관한 김 당선자의 시각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지원으로 사정이 완전히 달라져 있긴 하지만
경제철학을 밝힌 지침서여서 행동원칙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기업정책의 경우 김 당선자는 소유분산과 경제력집중 완화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여신집중을 막고 상속세와 증여세제를 강화, 세금없는 부의 세습을 차단
한다는 것이다.

중앙은행 개편은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잡혀 있다.

통화운영에 관한 재경원의 간섭을 배제시킨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IMF체제 출범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져 상당부분은 그의 주장을
실현할 수 없게 됐다.

예컨대 대기업그룹의 은행소유는 막겠다는게 그의 지론이지만 IMF는 이를
터주도록 요구, 관련법 개정안이 이미 국회에 가 있다.

부실금융기관에 대한 지원도 하지 않아야 된다는 게 그의 인식이지만 이미
정부는 대규모의 현물출자와 국채발행을 추진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같이 상황변화가 있지만 경제를 철저하게 "시장경제원리"로 운영하겠다는
철학은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는게 독자들의 평이다.

< 정한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