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협상팀장이었던 휴버트 나이스 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이 21일 방한한데 이어 협상을 막후에서 주도했던
데이비드 립튼 미국 재무부 국제담당차관이 22일 새벽 방한한다.

이들은 임창열 부총리겸 재경원장관과 국민회의 고위관계자 등을 만나
IMF 이행조건 준수의사를 확인하는 한편 금융실명제 보완, 금융산업 추가
개방 등에 대한 미국측 요구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 방한목적및 활동 =립튼차관이 2주일여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이유에
대해 재경원은 21일 방문한다는 사실만 알뿐 구체적인 방한목적및 일정에
대해서는 미 재무부측이 일절 통보해준 것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재경원은 나이스국장의 경우 완다 챙 부국장 이한에 따른 교대목적으로
찾았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나이스국장이 크리스마스휴가를 버린채 오는 29일까지 한국에
머물 예정인데다 최근 부실은행 처리문제등을 두고 정부와 IMF간 마찰이
빚어진 점으로 볼때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부를 채근하기 위해 방한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은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의 IMF 이행조건 준수의지를 재확인하고 부실
금융기관의 조속한 처리를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미국 금융기관및 대기업의 명단을 전달하고 이에
대한 정부의 협력을 촉구할 수도 있다.

립튼차관은 의전서열상 다소 격에 맞지 않지만 필요하다면 김대통령당선자와
만나 한국정부의 신속한 자금 지원요청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김당선자의 방미일정 등을 협의할수도 있다.

IMF측과 사전 통보없이 서울 제일은행에 대해 현물출자를 고집하는 정부
정책의 수정을 재차 요청하고 기아자동차 처리및 해외국채 발행 등에 대한
개선을 요구할 공산이 크다.

임시국회 개회일에 맞춰 한국을 찾은 만큼 통합금융감독기관 설립 등 금융
개혁법률안및 금융실명제 개선등에 대한 입법절차를 모니터링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여야 3당이 무기명장기채 발행및 금융소득종합과세를 유보하기로 결정한
배경과 향후 진행사항을 지켜볼 것이다.

무기명장기채는 모든 금융거래를 실명으로 한다는 금융실명제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반될 소지가 큰만큼 이들이 합의문 위반을 문제삼을수도 있다.

이밖에 나이스국장이 환율금융팀과 방한한만큼 내년 1월 8일로 예정된 3차
자금지원을 앞두고 국내금융기관 해외점포에 대해 한국은행이 외화를
"리보+4%"의 고금리로 공급하는 것등을 포함한 이행조건의 이행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부족한 내용이 있을 경우 추가과제를 제시할수도 있다.

<최승욱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