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이의명(54) 이사.

그는 증권업계에서 "전산계의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국내 최대의 증권업체인 대우증권에서 81년 창립초기부터 전산실을
맡아오면서 각종 시스템을 직접 개발, 증권업계 정보화 발전을 선도해왔다.

대우증권 이전엔 상업은행 전산실에서 10년간 근무하기도 한 그는 사실상
국내 금융계 전체를 통틀어서도 최고참 전산인력으로 꼽힌다.

그만큼 금융계 전산 정보화에 대한 견해와 식견도 깊이가 있다.

"금융계 전산실은 이제 다시 태어나야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장비가 노후돼 이를 교체해야 한다는 뜻만은 아닙니다.

내외부적으로 급격하게 변하는 시장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는 고객들에게 한차원 높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전폭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외국업체들의
맹공을 이겨내기 위해서,동종업계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럴때일수록 전산인들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경영층의 투자가
필요하다는게 그의 주장.

대우증권 정보통신본부장인 이이사는 올해들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서둘러 "다윈21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다윈(DARWIN)은 Dawoo Advanced Reliable Worldwide Information
Network의 약자로 진일보한 정보시스템으로 "진화"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다윈의 밑그림은 간단하다.

99년말까지 기존 전산장비를 교체, 전체적인 볼륨은 30% 가량 줄이면서
생산성을 2배로 올린다는 것.

현재 90여명인 전산인원수도 될수록 줄여 나갈 방침이다.

또 이러한 외형적인 시스템의 효율화와 함께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가장 신속하고 편하게 서비스할 수 있는 "능동형 정보서비스"의 개발도
사업목표중 하나다.

이를 위해 현재 사용중인 1만5천여개의 업무프로그램을 절반 가량
통합하고 새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중학교시절부터 줄곧 그림을 그렸다는 이이사는 다윈21프로그램을
완벽하게 끝내놓고 퇴직후에는 그림을 맘껏 그리며 여생을 보내는게
소박한 꿈이라고 말을 맺었다.

< 박수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