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전문금융업법의 발효와 진입제한 철폐로 신용카드 산업은 내년부터
새로운 환경을 맞게 된다.

진입제한 철폐는 금융산업 전반을 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놓은
IMF구제금융의 충격과 맞물려 카드업계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흡수합병 여하에 따라 은행계 카드사들이 커다란 영향을 받을
것이고 국내 대기업과 외국금융기관의 신규진출로 신용카드회사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내년에는 과연 몇개 업체나 신용카드시장에 진출할 것인가.

당초에는 국내기업중 10여개, 외국계 금융기관중 2~3개가 내년중 카드업에
진출하는 것을 추진해왔으나 IMF구제금융이후 진출계획을 보류하거나 백지화
하는 기업이 늘어 국내기업중에서는 롯데 현대 SK그룹 등 3개그룹 정도가
신규진출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롯데는 롯데할부금융을 통해 카드업에 진출한다는 계획 아래 할부금융내에
신용카드 전담부서를 이미 설치하고 인력도 일부 확보했다.

롯데백화점의 카드업을 할부금융으로 이관하고 리스업을 추가해 여신전문
금융기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이를위해 현재 2백억원인 할부금융의 자본금을 7백억원으로 늘리고 인력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롯데는 백화점의 카드회원만도 1백80만명에 달해 내년중 카드사업을
개시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고 밝혔다.

현대도 할부금융을 통해 카드업에 진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롯데와 마찬가지로 백화점회원을 넘겨받아 카드사업을 개시키로 하고
카드인력을 확보, 시스템을 구축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내년 3월 사업개시를 목표로 SK텔레콤내에 프로젝트팀을 구성,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중이다.

SK는 자본금 4백억원 규모의 별도법인을 설립, 신용카드업과 함께 리스
할부금융 등을 모두 취급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사로 출범시키기로 했다.

회원은 기존의 SK비씨카드와 011이동전화 제휴카드 회원을 중심으로
모집할 계획이다.

롯데 현대 SK와 달리 지난 여름 비자인터내셔널에 신규회원으로 가입한
신세계그룹은 내년도 카드사업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보고 99년이후로 사업을
연기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카드업을 새로 시작하려면 자본금을 납입하고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우선 순위에 밀려 보류됐다고
말했다.

동부할부금융내 태스크포스를 두고 신용카드사업 진출을 추진해온 동부
그룹도 IMF한파에 따른 경제상황의 악화에 따라 주춤하고 있는 상태이다.

코오롱 할부금융도 리스와 일반대출분야의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카드업
을 개시하지 않기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외국계 금융기관들도 마찬가지이다.

시티은행에 이어 홍콩상하이은행이 카드업 진출을 추진중이나 예상했던
것처럼 그렇게 적극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의 경우 지점수가 적어 영업망이
취약한데다 국내 카드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인지 당초
전망했던 것처럼 공세적으로 나오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카드회사들도 경영효율을 높이기위한 다양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LG와 동양카드는 이미 그룹내 할부금융사를 합병했거나 합병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카드도 할부금융과의 합병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대로 장은카드는 할부금융업무를 장은할부금융으로 이관, 신용카드업무에
주력키로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