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조선은 국제통화기금(IMF)한파에도 불구하고 평년수준의 성장을
지속하는 IMF무풍 산업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가전, 기계, 섬유등 대부분의 업종은 내수침체와 수출둔화의
이중고에 시달리면서 IMF한파속에서 추운 한해를 보낼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22일 열린 "IMF시대의 산업별 영향과 대책"세미나
주제발표에서 온기운 산업연구원 동향실장은 이같은 내용의 내년도 산업별
경기전망을 내놓았다.

이날 세미나에서 온실장은 내년에 IMF체제가 본격화되면서 내수중심의
업종은 소비위축에따른 매출부진과 자금난속에서 고전을 면치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더욱이 엔화하락, 동남아시장위축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원화급락에 따른
수출경쟁력 제고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온실장은 내다봤다.

이날 발표된 내년도 업종별 영향과 전망은 다음과 같다.

<>자동차 =고실업, 임금동결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다 유가와 자동차
특소세 인상까지 온갖 악재가 겹치면서 내수시장은 대폭 위축이 불가피하다.

반면 환율급등에 따른 가격경쟁력 강화로 수출은 증가가 기대된다.

내수의 경우 올해보다 10.9% 감소한 1백55만3천대에그치겠지만 수출은
11.0% 증가한 1백45만1천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 =IMF체제의 여파는 비교적 적은 편이다.

환율상승도 가격경쟁력 향상이라는 긍정적효과가 크다.

그러나 내년에는 아시아 지역의 물동량 감소, 엔화 환율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상쇄등으로 수주량이 다소 줄어 들 것으로 보인다.

내년 수출액은 올해보다 5.2% 증가한 73억7천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컴퓨터 =수입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 내수시장 침체,
자금난 등 IMF악재에 시달릴 전망이다.

수출은 세계적인 수요증가와 환율상승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상승으로
비교적 낙관적이지만 올해 수출 증가율(25.5%)에는 크게 못미치겠다.

내수는 올해보다 1.2%증가한 2조3천3억원, 수출은 15.7% 늘어난
7천4백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반도체 =수출 의존도가 90%에 달해 IMF 여파가 크지 않으면서 오히려
환율상승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내년초부터 메모리반도체의 주력제품이 기존 32메가D에서 64메가D램
으로 본격 교체되면서 올해 정체상태(1.3)를 보였던 수출증가율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생산은 22.3% 늘어난 22조4천4백30억원, 수출은 17.0% 증가한
2백11억5천만달러로 예상된다.

<>가전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내수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는등
침체에서 헤어나기 어려운 형편이다.

더욱이 컬러TV, VTR등 주요 가전제품의 해외생산체제가 갖춰져 있어
원화절하에도 불구하고 수출증대 효과도 미미하다.

내수는 7.8% 감소한 3조3천4백47억원, 수출은 1.0% 늘어난
67억5천1백만달러로 예상된다.

<>일반기계 =기업들의 설비투자 감소로 내수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에 그치는
데다 경쟁국인 일본의 엔화약세가 맞물려 원화급락에 따른 수출경쟁력 제고의
혜택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수는 7.9% 감소한 41조원, 수출은 4.5% 증가한 98억달러로 점쳐진다.

<>철강 =자동차, 기계등 수요산업의 부진, 건설경기 악화등으로 내수시장
규모가 5.7%나 축소될 전망이다.

수출도 동남아시장 경기부진으로 상승에는 한계가 있는 형편이다.

내년도 철강생산은 3.0% 증가한 4천2백88만t에 그치고 내수는 5.7%
감소한 3만6천6백8만t, 수출은 9.5% 상승한 1만2천50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동남아지역의 생산물량확대로 이 지역으로의 수출이
줄어들면서 올해(29.5%)보다 크게 낮아진 7.3%의 수출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내수 역시 5% 성장하는데 그칠 공산이 크다.

<>섬유 =중국등 개도국과의 과열경쟁으로 수출단가가 하락되고 있어
원화절하에 따른 가격경쟁력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

따라서 수출도 3.2%의 증가율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노혜령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