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아시아에서 불어닥친 금융한파로 전세계 쇼핑가가 얼어붙으면서
뉴욕 런던 등 세계 주요 번화가마저 한산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는 것.
시어스, JC페니, 메이시 등 뉴욕의 대형 백화점들은 고객을 끌기 위해
최고 70%까지 바겐세일을 시작했다.
거리의 작은 가게들까지 일제히 "가격할인" 문구를 내붙인지 오래다.
대부분 상점들은 "매출이 작년의 절반만 되도 만족"이라며 한숨을 쉬고
있다.
영국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근 중앙은행이 금리를 1.25% 올리는 바람에 쇼핑심리가 눈에 띄게
위축됐다.
이밖에도 독일의 크리스마스 매출이 예년에 비해 1.3%가량 줄어든 것을
비롯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도 한산한 크리스마스를 맞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아예 "크리스마스 대목"을 논하기가 무색할 정도.
금융위기를 직접 겪고 있는 일본 한국 동남아 등에서는 크리스마스 자체가
거의 실종된 상태다.
방콕 번화가의 한 가게 주인은 "지난해엔 하루 1백명이 넘는 손님으로
북적댔으나 지금은 아이쇼핑객마저 뚝 끊겼다"라고 말한다.
국제쇼핑센터협회에 따르면 작년의 경우 세계적으로 시즌 마지막 8일동안
성탄쇼핑이 피크를 이뤘다고.
하지만 올해엔 기껏 향수 소프트웨어 CD 등 저가의 선물정도가 꾸준히
팔릴 뿐이어서 이 기간중 판매실적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김혜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