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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벼랑몰린 '외환수급'] 땜질 처방 .. '정부가 화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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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자금지원 합의이후 재정경제원은 한국에
    대한 신인도가 회복되면서 금융기관의 외자상환 연장도 상당부분 이뤄질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그러나 20일이 지난 23일 현재 원화의 환율은 달러당 2천원선을 넘어섰고
    회사채수익률은 30%를 뛰어넘었다.

    종합주가지수도 연일 폭락 추세다.

    한마디로 ''국가부도'' 직전이다.

    국내 금융기관들은 해외금융기관으로 부터의 외채상환 독촉에 눈코뜰새가
    없고 기업들도 무역금융을 제대로 지원받지 못해 주문을 확보해 놓고도
    수출을 못하는 실정이다.

    더욱이 극단적 비관론이 갈수록 확산돼 위기를 자극하고 있다.

    한국이 IMF로부터 사상 최대의 구제금융을 받으면서도 이를 위기탈출의
    전기로 활용하지 못한데에는 정부의 책임이 무엇보다도 크다는 것이 금융계
    및 재계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정책 오류=재경원은 IMF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금융기관의 구조조정
    과 관련, <>폐쇄 등 신뢰할수 있고 명확한 퇴출정책을 이행하고 <>부실채권
    으로 인한 손실의 배분에 관한 원칙을 정립하며 <>금융기관에 대한 지원시
    반드시 조건을 부과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재경원은 2개 시중은행의 파산을 막기위해 정부보유주식을 싯가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출자한다는 방침을 강행, 국제금융시장으로부터 도무지
    부실은행 정리의지가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IMF의 강력한 반대로 재경원은 현재까지도 출자를 하지 못하는 등 오히려
    불신만 키워 놓고 말았다.

    종금사 정책은 재경원 예측능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재경원은 지난 2일 9개 종금사를 업무정리명령을 내리면서 예금자보호대책
    만을 내놓았을 뿐 기업에 대한 급격한 여신축소 등 부작용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

    즉각 기업들이 연쇄부도위기로 몰리고 말았다.

    더군다나 추가적인 종금사 영업정지는 없다고 누차 말했었다.

    예금인출사태가 본격화되자 10일에는 5개 종금사에 대해서도 영업을 정지
    하는 등 우왕좌왕, 종금사공멸론과 시중금리인상을 부채질했다.

    더욱이 임창열 부총리는 지난 8일 은행장조찬간담회에서는 각 은행이 BIS
    기준을 충족할수 있는 방안을 조기에 시행할 것을 요구, 은행권의 시중자금
    흡수를 유도했다가 기업의 연쇄부도사태로 이어지자 12일에는 "BIS비율을
    지킨다는 이유로 정상적인 자금지원을 동결해서는 안된다"며 지난 11월말
    수준으로 기업대출 유지를 지시하는 등 혼선을 자초했다.

    패키지방식으로 금융시장안정대책을 마련하지 못한채 그때그때 급한 불만
    끄기 위해 물을 쏟아붓다가 집안 전체가 침수되는 우를 범한 꼴이다.

    <>정치논리 중시=재경원은 지금까지 한국의 외채는 1천1백억달러 수준이며
    해외현지금융 등은 제대로 집계되지 않았다며 공개를 꺼려 왔다.

    한국기업의 현지금융이 막대하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강만수 재경원차관은
    뒤늦게 23일 국회에서 한국의 총외채가 금융기관 해외지점 차입및 현지금융
    등을 포함할 경우 지난 9월말 현재 2천3백억달러를 넘는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선거 등을 의식, 일부 대기업의 협조융자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국민감정을 의식하는 모습도 벗어던지지 못했다.

    경제전문가들은 현재의 경제팀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는데 거듭 실패하고
    있는 만큼 자세를 완전히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IMF의 요구를 말 그대로 전폭 수용해 부실기관을 일괄 정리하고 진행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없을 땐 멕시코처럼 외국의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승욱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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