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이 경색되고있는 가운데 1조원이상의 전환사채 만기까지 겹쳐
상장기업들의 연말자금 조달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을 경우
발행사가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는 CB를 발행한 상장사는 총 82개사이며
이들 회사가 발행한 물량은 모두 1조1천2백49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달 말에 만기가 도래하는 CB 대부분은 지난 94년에 발행된 것으로
당시 11월달에 종합주가지수가 1150포인트에 달하는 등 증시가 활황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한꺼번에 발행된 물량이다.

또 최근 주식시장 폭락으로 전환가보다 싯가가 낮게 형성됐기 때문에
주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CB는 한 종목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기업
들이 원금은 물론 연이율과 만기보장수익률까지 모두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따라 CB를 발행한 상장사들은 연말자금조달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 상장회사 자금부 관계자는 "회사채를 차환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현실적으로 대기업 계열사가 아니면 보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회사채
발행도 불가능하다"며 "운전자금가운데 여유자금을 활용하고 금융기관으로
부터 차입하는 방법 등을 통해 자금조달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말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발행한 상장사는 총 23개사로
금액으로는 2천7백49억원인 것으로 추산됐다.

< 김남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