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긴급자금지원 사태로 경제위기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재계 총수들도 올해는 어느때보다 조용한 연말을 보낼 계획이다.

정몽구 현대그룹 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은 올연말과 내년초 연휴에
별다른 일정없이 대개 집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가족들과 함께 지낼 예정이다.

정몽구 회장은 정주영 명예회장이 신정을 지내는 관례를 좇아 정
명예회장이 살고 있는 청운동 본가에서 형제들과 모여 함께 연휴를 보낼
예정이다.

신정을 쇠는 이건희회장은 연말연시를 한남동 자택에서 가족들과
조용히 지내면서 새해 사업구상, 신년사 준비 등으로 시간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무 회장은 성북동 구자경 명예회장의 본가에서 일가친척들이 모여
신정을 쇤 뒤 한남동 자택에서 경영구상으로 연휴를 지낼 예정이다.

최종현 회장은 현재 집필중인 "심신수련"의 내년초 출판을 위해
탈고에 전력할 계획이며 김석준 쌍용그룹 회장은 특별한 일없이 서울 근교나
선영이 있는 용평에서 새해구상을 할 예정이다.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은 종무식때 공항을 둘러본 뒤 연휴에는 가족들과
지내면서 사업구상에 몰두할 계획이다.

한편 세계경영에 전력하고 있는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은 변함없이 해외
현장을 돌아보며 직원들을 격려하거나 해외 주요인사들에게 새해 인사를
하는 것으로 연말연시를 보낼 예정이다.

<권영설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