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본격적인 통화환수에 나섰다.

이에따라 시장금리는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종금사 증권사 등
제2금융권 기관과 기업들의 자금사정은 더욱 빠듯해질 전망이다.

한은은 24일 은행들에게 환매채(RP)를 매각하는 방법으로 1조3천억원을
흡수했다.

만기는 1조원이 10일, 3천억원이 2일이다.

한은은 23일에도 통안증권을 파는 형식으로 2조3천7백10억원을 빨아들였다.

이틀동안 3조6천7백10억원을 흡수한 셈이다.

한은은 특히 전날 통안증권매입금리를 연 27%로 결정한데 이어 이날 RP
매입금리를 연 30.0%로 책정, 앞으로 당분간 하루짜리 콜금리 등 시장금리를
연 3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같은 영향으로 이날 회사채유통수익률(3년)은 대기업들의 잇따른 회사채
발행 취소로 연 20%대로 내려 앉았으나 하루짜리 콜금리는 최고 연 32%까지
상승했다.

한은은 국제통화기금(IMF)이 "고금리-긴축"을 요구하고 있는데다 연말
재정자금이 방출될 것을 감안, 이처럼 통화를 환수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IMF는 금융기관에 대한 한은의 특별대출(한도 11조3천억원, 집행
5조8천3백억원)을 연내에 전액 회수하고 이달 M3(총유동성)증가율을 15.9%로
낮추도록 요구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IMF의 고금리-긴축요구 외에도 당면과제인 외화부도를
피하기 위해선 고금리정책이 불가피하다"며 "이자상한선이 철폐되면
하루짜리 콜금리는 연 40%를 넘을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는 한은의 본격적인 통화환수로 시중유동성이 줄어들면 진정될
기미를 보이던 증권사.종금사 등의 연쇄부도위기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따라 기업들의 연말자금사정도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