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업무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시중은행들이 연말결산에서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 의무비율을
맞추기 위해 수출환어음 뿐 만 아니라 일람불 수출환어음 매입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일람불 수입신용장 및 로컬 신용장개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은행들의 수출입관련 업무축소는 지난달부터 시작돼 이달들어서는 업무
축소폭이 더욱 심화됐다.

수출입업계는 무역업무 중단사태가 지속될 경우 연쇄도산 및 외국바이어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년 1월부터 수출용원자재 부족으로 생산중단이 속출하고 생필품의
수급에 심각한 차질을 예상하고 있다.

통상산업부와 한국은행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4차 경제대책회의에
보고한 내용은 이런 급박한 수출입업계의 애로를 타개해 보겠다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통산부와 한은의 수출입업계 지원대책은 <>수출입 금융 활성화 <>신용보증
기금의 보증규모 확대 <>수출보험 확대지원 <>BIS자기자본비율 제고방안
등으로 집약된다.

그러나 정부의 각종 대책이 그동안 은행창구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점을 감안할때 이번 지원대책도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 은행권의 무역지원기능 활성화 =통산부는 이미 발표한 지원대책의
철저한 시행에 전력하고 있다.

예를들어 대출수요에 비해 취급실적이 턱없이 부족한 기한부 수출환어음의
담보대출을 활성화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 10일 수출환어음의 담보대출 방침을 내린후 열흘간 취급실적은 고작
3배 늘어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한국은행은 BIS자기자본비율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산업은행이
수출환어음 담보대출을 적극 취급하도록 소요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은은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통안증권 및 국공채를 매입하고 자금
여유가 있는 은행보유 통안증권을 사들여 은행은 이 자금으로 산업은행
금융채를 인수토록 할 계획이다.

또 외국은행 국내지점도 수출환어음 담보대출을 할 수 있도록 지점의
자기자본 범위내에서 한은 스와프자금을 추가할 방침이다.

<> 금융권의 회수축소 유도 =한은은 시중은행이 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여신을 무리하게 억제하는 것을 막기 위해 BIS 자기자본비율 제고대책
을 다각도로 강구할 방침이다.

이를위해 오는 31일자 어음교환을 일찍 실시해 위험가중치가 20%인 은행
보유 타점권을 최대한 축소할 계획이다.

또 금융기관의 예금과 대출금의 상계를 적극 지도해 나갈 방침이다.

<> 신용보증 및 수출보험 확대지원 =통산부는 신용보증기금으 보증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내년 예산에 책정된 출연금 5천6백억원을 조기 배정하는 한편 보증한도도
기금의 17배에서 20배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또 1조7천억원의 수출보험 예비한도를 최대한 활용, 수출업체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수출보험수취권을 수출업체에서 은행으로 양도할 수 있도록 해
은행의 위험부담 가중자산을 줄여 주기로 했다.

수출보험에 대한 위험부담가중치는 10%이다.

< 김호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