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9월18일.

부산은행에서는 이연형행장을 비롯한 1백50여명의 전산실 전직원들이
이날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신종합온라인시스템"의 등장을 축하하기
위한 기념행사를 가졌다.

그러나 이날의 주인공은 부산은행장이나 전산실 직원이 아니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는 한국HP의 이호철과장(33).

그는 신종합온라인시스템 구축작업을 진두지휘한 일등공신으로 이날
부산은행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이과장은 업계에서 신종합온라인시스템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93년 한국HP에 입사한 이후 줄곧 금융업계에서 시스템 구축작업을 진행해
왔다.

5년이면 근무경력이 그리 길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이제 업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베테랑으로
꼽힌다.

신종합온라인시스템이란 은행의 입출금과 관련한 기존 계정계 정보시스템을
마케팅이나 고객관리업무등과 관련된 정보계 정보시스템과 연계한 새로운
개념의 정보시스템.

즉 입출금 거래내역정보를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투자정보를 소개하거나
그동안 수작업에 의존했던 금융업체의 마케팅이나 고객관리정보등을
전산화할 수 있도록 한다.

금융업체들은 또 이 시스템을 이용해 각종 위기관리기법등을 개발할 수도
있다.

90년대들어 은행과 보험 증권회사들은 대고객서비스 향상과 경쟁력
향상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 시스템의 도입을 경쟁적으로 서두르고
있다.

연세대 전자공학과 84학번인 이과장은 대우통신 주전산기 프로젝트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중형컴퓨터에 대한 이해를 키워 직접 한국통신 과금시스템도
개발해 보았다.

그러다 93년 한국HP로 자리를 옮기며 본격적으로 신종합온라인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신한은행에서 시작, 산업은행 광주은행 한미은행 경남은행 부산은행
교보증권등 국내 15개의 크고 작은 은행과 증권, 보험사들의 시스템이
그의 손을 거쳤다.

특히 부산은행에서는 계정계시스템 재구축작업과 정보계시스템,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3섹터를 동시에 진행, 1년만에 완성시킴으로써 업계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입니다.

고객들은 믿고 일을 맡기고 저는 최선을 다해서 시스템을 꾸미죠.

그리고 이 시스템이 좋은 결과를 낳았을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과장은 뛰어난 기술은 서로 믿을 수 있는 사회적 기반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 박수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