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가 작년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떨어져 인도네시아
와 함께 아시아개발도상국중 최대의 절하폭을 기록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날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매매기준율은 달러당
1천9백64원80전을 기록, 작년말(달러당 8백44원20전)보다 무려 57.03%가
절하됐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외환위기를 겪은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는 지난 23일
현재 달러당 5천5백53루피아로 작년말의 2천3백63루피아에 비해 57.45%
절하돼 우리나라와 엇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태국의 바트화는 지난 23일 현재 달러당 45.90바트로 작년말(25.66바트)보다
44.10% 절하돼 인도네시아와 한국에 이어 세번째 큰 절하폭을 기록했다.

말레이시아의 링기트화는 작년말 달러당 2.5250링기트에서 지난 23일엔
3.8755링기트로 34.85% 절하된 것으로 파악됐다.

필리핀의 페소화는 달러당 39.90페소로 작년말의 26.30페소보다 34.09%
평가절하됐다.

이밖에 싱가포르의 싱가포르달러화는 작년말에 비해 16.56%, 대만의
뉴타이완달러는 15.10%, 홍콩의 홍콩달러화는 0.19% 각각 절하돼 우리나라
보다 절하폭이 훨씬 작았다.

한편 지난 23일 현재 우리나라 주가는 작년말에 비해 38.18% 하락, 태국
(55.88% 하락)과 말레이지아(55.06% 하락)에 이어 세번째로 큰 하락폭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23일 우리나라의 원화가치와 주가는 전날에 비해 각각 14.23%
와 7.50% 하락해 다른 나라보다 지나치게 높은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