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시대를 맞은 국산골프채생산업체들은 요즘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표정을 짓고있다.

달러값의 수직상승으로 국산클럽이 가격경쟁력에서 외국산클럽을 제치고
우위를 점할수 있게 됐지만 골프자제분위기 확산및 골프장 특소세인상 등의
악재로 골프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걱정이 태산이다.

국산클럽생산업체 관계자들은 "국산골프클럽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할수
있는 최대 기회를 맞았다.

그러나 골프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전망이 그리 밝지않다"고
분석하고있다.

전체시장규모는 위축될 것이지만 외국산보다 가격이 낮은 국산클럽이
국내시장에서 그 점유율을 높여갈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따라 최근 국산브랜드제조업체들은 다양한 신제품을 앞세워 국내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반도 나이센 데이비드 등은 그동안 개발을 마친 우드 아이언 등의
신제품을 내년 2,3월경에 내놓을 방침이다.

국내 골프클럽시장은 4천억원 규모.

이중 국산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10%미만이지만 신제품 출시 및 저렴한
가격을 통한 공략으로 내년엔 20% 가까이 끌어올릴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있다.

업계는 가격경쟁력에서 외국클럽보다 절대우위에 있기 때문에 이같은
전망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달러화 상승과 특소세 인상으로 국산브랜드들도 25%정도의 가격인상이
불가피하지만 2배에 가까운 가격인상 압력을 받고있는 미국 및 일본
브랜드에 비해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국산브랜드는 그러나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다.

국내골퍼들의 외국산브랜드를 선호의식을 불식할 만큼 제품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점이 첫번째다.

또 공격적 마케팅이 가능할 정도로 경영상태가 양호하지 않다는 점도
심각한 약점으로 꼽힌다.

"가장 중요한 것은 품질입니다.

내년에 외국산클럽보다 저렴한 국산채가 골퍼들에게 인기를 끌것은
분명합니다.

가격뿐만 아니라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을때 골퍼들의 손길이
국산채로 몰릴 것입니다"

나이센의 김완기 사장은 국산클럽이 품질경쟁에서도 외국산에 뒤떨어지지
않아야 20%의 시장점유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위기가 절호의 찬스라는 점은 일본의 골프클럽 시장변천사에서 잘
엿볼수 있다.

미국산클럽의 위세에 눌려 절대 열세에 놓였던 일본산클럽은 지난
80년대초 오일쇼크때를 기점으로 크게 성장했다.

일본클럽업체들은 시장상황이 어려울때 공격적 마키팅 전략을 구사,
점유율을 확대했으며 80년대 후반부터는 품질 향상으로 골퍼들을 국산
제품으로 끌어 90년대에 시장점유율을 70%까지 넓혔다는 사실에서 국내
업계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