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루빈 미국 재무장관은 24일 대한 조기금융지원 조치를 발표하면서
"한국에 대한 채권을 가지고 있는 민간 금융기관들도 상환만기를 연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제금융계의 지원을 유도할 것임을 시사했다.

루빈 재무장관이 로렌스 서머스 부장관과 함께 한국 금융위기에 대해 밝힌
기자회견 내용이다.


-한국에 자금을 지원하게 된 배경은.

"한국 금융위기의 안정을 위해 추가조치가 필요하다는게 우리의 판단이었다

한국의 금융위기가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 미국의 경제와 국가안보상
이익에 매우 중요하다"

-민간은행들의 움직임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민간은행들은 이제 그들의 조치를 검토할 것이다.

그것은 그들의 몫이다.

하지만 한국에 채권을 갖고 있는 은행들이 상환만기를 의미있게 연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제 민간은행들과의 과정이 시작된 것이다"

-한국의 외채가 계속 불어나고 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많았지만 더 늘어날 것으로는 생각지 않는다.

한국은 투명성을 약속했다.

한국내 상황이 더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서머스 부장관이 한국의 외채규모는 2천4백억달러로 늘어났다고 보충설명)

-민간은행들이 과연 희생을 감수하겠는가.

"한국은 30년동안 놀라운 성장을 계속해왔다.

이제 심각한 문제들에 봉착해 있기 때문에 정상궤도로 복귀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경제의 힘은 강력하며 그들이 다시 건강한 성장세로 돌아오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은행들이 상환기일을 연장해주면 성장을 위해 시간을 벌 수 있다"

-한국에 대한 태도를 바꾼 이유는.

"우리의 국가이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또 IMF는 우리가 매우 지지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시장지향형 경제를 재건하는 매우 강력한 계획이다.

다른 나라들도 한국에 대한 지원에 나설 것으로 확신한다.

한국은 IMF 계획에 대해 처음에 다소 불확실성을 가졌으나 30년간의
고도성장을 계속한 국가 정부와 정책을 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한국은 그후 매우 훌륭하게 움직였다"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데이비드 립튼 재무차관이 김당선자 및 유종근 전북지사와 협의를 가졌다.

김당선자측은 시장 지향적 경제개혁을 단행하겠다고 확고한 약속을 했다.

노동시장 개혁을 포함한 그들의 공약이 광범위하고 강력한데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서머스 부장관이 답변)"

-미국은 얼마나 지원하는가.

"IMF의 대한 구제금융계획에서 공약한 50억달러중 3분의1인 약 17억달러다.

멕시코 금융위기때는 이러한 여러 국가들의 공동지원이 이뤄지지 않았으나
한국의 경우엔 이번에 13개국이 80억달러를 지원키로 합의됐다"

< 뉴욕=이학영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