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서정과 비잔틴 모자이크의 만남"전이 31일까지 서울 동숭동
묵화랑(745-3980)에서 열리고 있다.

서양화가 류근상(34)씨와 묵화랑 소장 옛가구를 함께 전시하는 이색기획전.

묵화랑(대표 김미혜)은 반닫이 책장 사방탁자 이층장 등 단아하면서도
깊이있는 고가구와 현대회화가 아파트 등 현대공간에 의외로 잘 어울린다는
점에 착안, 그동안 몇차례 옛것과 새것의 만남전을 열어 왔다.

이번 전시회 역시 우리것의 아름다움을 되돌아보고 나아가 서양화와
옛목기의 조화가 만들어내는 개성과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꾸며졌다.

류씨는 서울 태생으로 이탈리아 피렌체 국립미술원을 졸업한 뒤 이탈리아
에서 활동중인 작가.

89년 이탈리아 문화부 주최 유럽미술대전인 "시벨리우스 2000 시상전"에서
최우수 외국인상(우고 아타리디)을 받았고, 91년엔 이탈리아에서 모딜리아니
탄생 1백주년 기념초대전을 가졌다.

92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종앙홀에 가로 7m 세로 3m짜리 대형벽화를
제작했고, 92~97년 한가람미술관 묵화랑 일민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이번 전시회의 출품작은 "자연의 소리" "베니스 정경" "생명의 노래" 등
16점.

특유의 모자이크 벽화기법을 이용, 간결하면서도 양감이 느껴지는 작품
들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의 산과 강, 바닷가 마을의 모습 등을 두터운
칠과 작은 도자타일로 담아낸 화면은 포근하고 정겹다.

선조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반닫이와 궤, 책장과 책상 또한 IMF한파로
우울한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거린다.

<백창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