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례없는 호황국면을 맞았던 유럽연합(EU)국가들의 경제에 "브레이크"
가 걸릴 전망이다.

내년 5월로 예정된 유럽경제통화통합(EMU) 1차 참가국 발표로 유럽단일
통화인 유러화에 대한 불안요인이 불거져 나오는데다 아시아 경제위기의
여파가 내년초부터 서유럽에 서서히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OECD는 내년도 EU의 평균 경제성장률을 올해보다 0.2%포인트 증가한
2.8%로 잡았다.

그러나 이는 아시아경제위기가 발생하기 이전 통계여서 실질성장률은
올해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는게 이곳 이코노미스트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가장 큰 성장저해요인은 유러화에 대한 불안감과 각 회원국들의 금리인상
가능성이다.

경제수렴조건 충족을 위해 2년이상 재정적자를 감축해온 일부 회원국들이
내년에는 긴축정책을 완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인플레 유발과 유러화에 대한 불안감을 조장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각 회원국들이 긴축재정을 내년에도 유지해야 한다고 OECD는 지적
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시경제위기 여파로 인해 서유럽의 경제성장률이 0.5%
에서 1%정도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별로는 독일과 프랑스가 마르크화와 프랑화의 약세에 따른 수출증가세가
내년에도 이어져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은 경기과열 진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고 프랑스는
정부의 세금 인센티브제에 힘입어 내수소비가 늘어날 전망.

아시아위기 여파를 감안한 내년도 실질경제성장률은 독일 2.6~2.9%,
프랑스 2.7~3.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2년가까이 지속된 파운드화 강세의 영향으로 내년도 경기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또 영란은행이 내수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여 성장률이 올해 3.4%(OECD추정치)에서 내년에는 2.0~2.2%로 낮아질
전망이다.

이탈리아는 다른 EU회원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수준을 끌어내릴
것으로 예상돼 성장률이 올해보다 높은 2.2%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 런던=이성구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