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경제강국 브라질이 대대적인 긴축정책에 들어갔다.

동아시아를 강타한 금융위기의 영향탓이다.

이를 방치할 경우 외국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더 큰 재앙이 오리란
판단에서다.

2차대전이후 꾸준히 성장위주 정책을 유지해온 브라질로서는 이례적이다.

브라질의 정책변화는 주변국들에 많은 영향을 준다.

예컨대 브라질이 긴축정책을 실시하려면 수입을 줄여야 한다.

이는 아르헨티나 등 인근 국가의 수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수출품의 상당량을 브라질로 수출하는 아르헨티나는 상당한 타격을
받는다.

칠레를 위시한 다른 중남미 국가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 영향권
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경제조사기관들의 전망도 이를 잘 보여준다.

올해 3.2%로 예상되는 브라질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은 내년에 0.8%로
줄어들 전망이다.

아르헨티나 역시 GDP증가율이 7.1%에서 98년 3.8%로 내려가고 멕시코도
올해수준보다 낮은 4.9%의 증가율이 예상된다.

경기침체는 이미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지난 11월중 근로자휴직사례는 전월보다 무려 3백% 증가했을
정도다.

이는 내년에 중남미국가의 해고바람이 거세게 몰아칠 것임을 예고해주는
지표중 하나다.

<육동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