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력과 창의력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한다"

독특한 기획력으로 무장한 국산게임이 잇달아 해외에 수출돼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국내 게임업체들의 제작기술 수준이 크게 높아지면서 미국과 일본의
게임업체들과 맞서 당당히 상품성을 인정받는 국산게임이 꾸준히 늘고 있다.

소프트맥스(대표 정영희)는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은 대표적인 게임개발업체
로 꼽힌다.

지난해 롤플레잉게임 "창세기전"과 후속편 "창세기전II"를 통해 국내 게임
수출의 한 획을 그었다.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게임"을 목표로 제작된 이들 게임은 국내에서의
폭발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일본과 유럽지역에 수출돼 국산게임의 발전가능성
을 입증했다.

방대하면서도 꼼꼼하게 짜여진 스토리라인, 시공간을 넘나드는 사건전개가
외국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없다는 평가를 얻었다.

이 회사는 앞으로 국산게임의 세계화를 위해 제품 제작초기단계부터 해외
업체와 판권수출을 타진키로 하는 한편 게임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교육소프트웨어업체인 지오이월드의 경우 지난 10월 학습타이틀에 게임의
요소를 결합한 에듀테인먼트SW "조이블럭"을 북미 및 일본 대만 베네룩스
3국 등에 총 2백만달러어치를 수출키로 계약,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와함께 LG소프트는 4억5천만원을 투자한 대작 "스톤엑스"를 전세계
시장에 내놓기로 하고 영어는 물론 일본어 중국어 아랍어판을 제작키로
했으며 쌍용정보통신도 자체제작 게임 "전사 라이안"에 대한 판권수출을
모색중이다.

현대정보기술 역시 최근 발표한 PC게임 "영혼기병 라젠카"에 대한 일본
수출을 타진하는 한편 앞으로 게임기로 제작해 해외에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소업체인 퓨처엔터테인먼트월드는 지난 96년 국산게임으로는 처음으로
판매순위 1위를 차지한 "야화"를 비롯 "파이터" "천상소마영웅전"을 올해
영국과 일본 등에 수출하며 본격적인 해외시장 탐색에 나선 상태다.

이 회사는 앞으로 "야화2" "질풍고교" 등에 대해서도 높은 완성도를 기반
으로 적극적인 수출에 나선다는 방침을 정했다.

또 미리내소프트웨어도 일찍부터 해외시장에 눈을 돌려 "풀메탈자켓"
"으라차차" 등 10여개 타이틀을 미국 영국 네덜란드 노르웨이에 수출한데
이어 게임강국인 일본시장 진출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인터넷홈페이지를 통한 마케팅 작업을 본격화, 전세계 게임머
들에게 국내 게임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심어줄 계획이다.

동서게임채널의 경우 국내 최초의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게임인 "광개토
대왕"을 개발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삼국지-지천명"을 제작, 국내 및 해외
시장 동시 공략에 나섰다.

일본 고에이사의 "삼국지"시리즈가 많은 인기를 모은 점을 감안할 때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상당한 판매고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겨레정보통신도 올해 판권수출로만 2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왕도의 비밀" "에스퍼" "타이거" 등이 잇달아 유럽시장에 수출됐고 바둑
게임 "정석바둑"은 현재 일본수출이 추진되고 있다.

이밖에 애플웨어는 네트워크게임 "머그삼국지"를 통신이용료의 15%를
지급받는 조건으로 일본 통신서비스업체인 니트사에 판권을 판매했으며
엔케이텔레콤은 휴대용게임기 "로미와 줄리엣" 5만개에 대한 일본 수출
계약을 맺었다.

특히 삼성영상사업단은 최근 호주의 빔소프트웨어가 개발한 인기게임
"KKND"의 판권을 미리 확보해 일본에 중계수출하는 새로운 게임 마케팅
전략을 구사,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는 게임판권사업이 앞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유망
분야라며 실력있는 국내 개발사뿐 아니라 해외의 중소개발사 발굴에 주력할
계획을 밝혔다.

한편 한국PC게임개발사연합회(KOGA) 관계자는 "현재 10여개 개발사들이
개별적으로 게임수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게임수출을 더욱
늘리기 위해서는 완성도 높은 작품만을 선별해 수출하는 한편 OEM(주문자
상표부착생산)방식 수출 및 셰어버전 판매를 통해 개발사별 이미지를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국내 게임사들의 해외마케팅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정부나
업계차원에서 하루빨리 마련돼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높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