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상대하는 회계사로서 우리나라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려면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한마디 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선거철이든 평소에든 중소기업을 살려야 한다고 하면서도 구체적
으로 어떻게 한다는 대안은 없었다고 생각된다.

정부가 그 많은 중소기업을 살릴 수도 없기 때문에 기업의 자율적인 시장
구조에 맡겨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대기업의 사고방식이다.

대기업은 지금부터라도 중소기업을 대기업의 동반자로 생각해야 하고,
거래하는 중소기업이 잘 되어야 대기업도 잘된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에게는 장기적인 납품계약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중소기업 역시 품질에 주력,세계 최고가 되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 중소기업에서 관심을 둔 것은 세계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도
판매를 위한 영업능력 등에 있었다고 본다.

제품이 경쟁력이 없는데 잘 팔리겠는가.

따라서 대기업은 자사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을 성장시키고, 그러한 성장이
대기업 성장의 기본이 된다고 생각하여야 기업의 국제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다.

일본의 경우를 굳이 예로 든다면 우리가 배울 것이 많다고 본다.

일본의 중소기업이 장기간 대기업에 납품을 하면서 전문적으로 한 분야에
대하여 수십년 동안 연구하고 생산함으로써 세계적인 품질의 중소기업으로
발전하였고 이러한 결과로 일본 상품은 이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상품이
되었다.

우리는 세계 11위 교역국가이면서도 20위 이내의 브랜드가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도 공존공생의 관계로 발전하여야 하고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중소기업이 뛰어난 제품을 개발하면 장기계약을 맺어주고
여러가지 경영상의 지원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친척이나 아는 사람이
그러한 제품을 만든다고 해서 거래하던 기존의 중소기업이 납품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면, 어느 중소기업이 평생을 걸고 제품 개발을
하겠는가.

제품개발보다는 섭외나 열심히 하면서 단기적인 이익만 누리려고 하면
장기적인 발전은 멀어지고 만다.

위기는 기회로 활용해야 발전이 있다.

지금이라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가 신뢰감을 가지고 장기계약 아래서
제품개발을 해 나간다면 한국 경제의 앞날은 밝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할 때이다.

노조와 회사도 공존.공생의 관계, 대기업과 중소기업도 공존.공생의
관계로 서로 상대방을 생각하는 사고로 발상의 전환을 하면 어떠한 위기도
극복할 수 있고, 더욱 발전하는 한국 경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재선 < 공인회계사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