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기업들이 한 해를 마감하는 종무식을 앞당기거나 아예 생략하고 있다.

사상 최대의 경제위기속에 부도와 해고의 아픔을 겪은 올해를 하루빨리
마감하고 싶은 기업들의 심정을 읽게하는 것으로 IMF 관리시대 또하나의
풍속도로 자리잡고 있다.

대우중공업 종합기계부문은 보통 세밑인 31일 가져오던 종무식을 생략하고
정상근무키로 했으며 내년초의 시무식도 생략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 동부제강 등도 지난해엔 마지막날에 종무식을 가졌으나 올해엔
이를 생략한채 정상근무키로 했다.

LG산전은 종무식을 31일보다 하루 앞당긴 30일에 갖고 일찌감치 한해를
마무리지었다.

연말이 다된 싯점에서 좌초의 쓰라린 상처를 안았던 한라그룹은 종무식
일정조차 잡지못하고 있다.

종무식을 통해 한해를 마감하고 다가오는 무인년 새해의 새출발 의지를
다짐하는게 좋다는 의견도 있으나 부도와 뒤이은 대량해고로 회사내 분위기가
흉흉해지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들은 "종무식은 임직원들이 한해동안의 수고를 서로 격려하고
새출발을 예비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지만 올해는 경제난국과 전례없이 나빠진
경영실적등의 이유로 종무식을 치를 마음의 여유조차 내지 못하는 기업이
상당수에 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훈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