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코스닥시장은 거래소시장과 마찬가지로 기업들의 연쇄부도
회오리속에 코스닥 기준지수(96년 7월1일)인 100포인트가 붕괴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올해 중순께 새로 등록된 일부 기업들은 벤처열풍을 등에 엎고
수백대 1의 입찰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벤처기업 열풍이 사그라들었고 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입찰경쟁률도 극히 저조한 수준을 보였고 대부분 신규
등록업체들의 주가가 하락해 투자자들이 피해도 커졌다.

올해 말에 정부에서 외국인과 연기금의 주식투자 허용과 벤처기업의
코스닥 등록요건 완화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코스닥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거래소 시장과 경쟁을 하는 명실상부한 제2증권거래소로
코스닥시장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돼 있어 기대를 모으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장세하락에 따라 큰 효과를 내지는 못했다.

<>코스닥 발행시장 = 97년 한해동안 무려 83개사가 신규로 등록했다.

지난해 31개사에 비해 등록법인수가 무려 1백67%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정부가 벤처기업 육성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함에 따라 97년 상반기
공모경쟁률이 2백29대 1에 달하는 등 과열양상마저 보이기도 했다.

실제 씨티아이반도체의 경우 입찰경쟁률이 7백58대 1, 테라 7백17대 1,
아펙스 6백54대 1 등을 나타냈다.

그러나 하반기들어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신규 등록된 기업들의
주가하락과 대기업의 부도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경색등으로 경쟁률이
28.94대 1로 크게 낮아졌다.

특히 올해 입찰이나 공모를 실시한 카인드웨어서울, 정일이앤씨 등
벤처기업들의 부도사태로 투자심리는 극도로 위축됐다.

또 거래소 상장법인 17개사를 비롯, 지분분산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25개사가 등록취소됐다.

이에따라 전체 등록법인수는 3백59개사로 지난 96년보다 8.45%
증가하는데 그쳤다.

시가총액도 등록법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가폭락으로 오히려 줄어들어
96년 7조6천61억원에 비해 7.06% 감소한 7조6백85억원을 나타냈다.

<>코스닥 유통시장 = 연초 119.51로 출발한 코스닥지수는 8월9일
137.19포인트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한보 기아사태 등 대기업의 부도와
금융시장 불안 등 악재를 버티지 못해 연초대비 18.6% 하락한
97.25포인트로 마감됐다.

업종별로는 금융업이 34%나 하락했고 유통서비스업종이 18% 떨어지는 등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다.

기업별로는 국제전열과 광림특장차가 연초에 비해 주가가 각각 4백25%와
3백84%가 상승했으나 많은 거래를 모으지는 못했다.

뒤를 이어 액면분할을 실시한 씨티아이반도체가 6백30만주의 거래를
모으며 주가가 연초대비 3백61%나 상승했다.

기라정보통신도 1백만주 이상 거래량을 보이며 3백16%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코스닥기업들의 부도가 잇따라 발생해 카인드웨어서울과 뉴코아
동호전기 등의 주가가 폭락세를 보였다.

<>거래실적 = 벤처기업의 거래량이 크게 늘어났다.

전체 등록법인중 벤처기업은 23%에 불과하지만 거래대금 비중은 전체의
53%를 나타냈다.

벤처주식들의 성장성이 높이 평가된 때문이다.

또 벤처기업 활성화정책에 따라 코스닥기업가운데 벤처기업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96년보다 각각 5백9%와 4백46% 증가하는 등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12월부터 외국인의 코스닥 주식투자가 허용됨에 따라 외국인은 총
37만주(거래대금 63억원)를 매수했고 5만5천주(4억2천만원)를 매도했다.

현대중공업을 16만9천주 사들였고 5만주를 팔았으며 씨티아이반도체의
경우 11만3천주를 매수했고 5만주를 매도했다.

< 김남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