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종합금융사는 가교종금사(한아름종금)를 통해 청산되는 것으로 결론
났다.

재정경제원은 31일 설립될 가교종금사가 업무정지된 14개 종금사의
예금대지급 업무를 내년 1월5일부터 시작한다고 30일 밝혔다.

재경원은 가교종금사에 예금대지급뿐 아니라 정리대상 종금사의 자산을
인수 관리 매각하는 업무까지 줘 사실상 청산자 역할을 맡겼다.

정리 대상 종금사의 윤곽은 내년 1월말께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종금사 경영정상화 평가위원회가 한달여간의 평가기간을 거쳐 폐쇄종금사를
선정키로 했기 때문이다.

평가 대상은 최근 끝난 재산실사결과와 31일까지 제출키로 돼 있는 경영
정상화계획서다.

물론 평가작업에는 IMF(국제통화기금)도 관여한다.

IMF는 증자 자금출처 증빙서류까지 요구하는등 평가기준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이를 충족시키지 못해 문을 닫아야 하는 종금사가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IMF는 특히 한국은행의 도움으로 외화부도를 넘긴 상당수의 종금사도
폐쇄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가취소된 종금사는 예금등 채무및 이에 상응한 자산을 가교종금사에
넘겨야 한다.

가교종금사는 우량자산은 타금융기관에 매각하고 부실자산은 성업공사를
통해 정리한다.

물론 외화자산및 부채도 가교종금사가 함께 떠맡아 처리하게 된다.

가교종금사는 이과정에서 만기도래하는 단기여신을 관리해야 해 사실상
종금사의 기본골격을 고루 갖출 것으로 보인다.

경영평가위원회의 평가관문을 통과한 종금사라도 3월말까지 BIS
(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을 4%이상 끌어 올리지 못하면 즉시 인가
취소된다.

6월말까지는 6%, 99년 6월말은 8% 이상으로 올려야 폐쇄의 칼날을 피할수
있다.

물론 정상화계획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도 인가취소된다.

금융계는 전국 30개 종금사 가운데서 업계의 명맥을 이어갈 곳은 10개
내외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부실이 적은 것으로 알려진 기존종금사들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지역에
대거 투자, 외화부실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데다 업무정지된 14개사는
획기적인 증자및 합병계획을 내놓지 않는한 정리될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
이다.

특히 업무정지된 종금사의 경우 신규여수신 업무를 하지 못하게 하면서
예금인출만 허용, 사실상 청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