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칼럼] 호랑이의 기상으로 .. 박영애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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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경제위기는 6.25이후 최대의 국난이라는 것, "YS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더라면 나라도 좋고 본인도 좋았을 것"이라고들 얘기도
한다.
그렇다.
6.25 그때 같이 지금 IMF사태 앞에서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운 한국인은
없다.
그런 점에서 김영삼대통령은 가진 자들에게 고통을 주겠다던 취임 초의
약속 하나는 지킨 꼴이다.
문제는 약속을 너무 잘 지킨 결과 가진자뿐 아니라 가진 것이 없거나 적은
계층의 사람들까지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우리 불행이 전적으로 대통령 한 사람의 책임은 아닐 것이다.
기업들의 방만한 경영과 국민 모두의 흥청망청이 위기의 하부구조라고
하겠다.
그러나 최고지도자는 그런 일을 바로 잡고, 그런 풍토가 초래할 불행을
미리 내다보고 사전에 대비하고, 최악의 경우를 예방할 책임을 진 사람이다.
그런 일 하라고 대통령 자리에 따르는 그 엄청난 권한을 위임받은 것이다.
분한 생각에 김대통령이 2월25일의 새대통령 취임식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정권교체가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미국에서도 대통령들이 물러날 때는
눈시울을 붉힌다.
무능했다는 낙인을 십자가처럼 짊어지고 여생을 살아야 하는 김대통령으로
서는 감회가 착잡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초라하게 퇴장하는 김대통령의 모습에서 위안을 얻을
처지가 아니다.
날마다 수백개의 기업이 쓰러지고, 수만명의 실업자가 생긴다.
엄동설한에 실직자들과 그 가족들이 당할 좌절과 고통은 너무 절박하다.
YS를 반면교사로 모시고 70년대의 헝그리정신을 발휘할 때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많이 먹고 입고 놀았다.
허세가 지나쳤다.
"졸부가 잘도 놀더니 꼴 좋다"하고 세계가 우리를 비웃고 있다.
호랑이의 해에 호랑이의 기상을 빌려서라도 재기하지 않으면 우리를
기다리는 건 "정치적인 을사보호조약"뿐일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5일자).
대통령이 되지 않았더라면 나라도 좋고 본인도 좋았을 것"이라고들 얘기도
한다.
그렇다.
6.25 그때 같이 지금 IMF사태 앞에서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운 한국인은
없다.
그런 점에서 김영삼대통령은 가진 자들에게 고통을 주겠다던 취임 초의
약속 하나는 지킨 꼴이다.
문제는 약속을 너무 잘 지킨 결과 가진자뿐 아니라 가진 것이 없거나 적은
계층의 사람들까지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우리 불행이 전적으로 대통령 한 사람의 책임은 아닐 것이다.
기업들의 방만한 경영과 국민 모두의 흥청망청이 위기의 하부구조라고
하겠다.
그러나 최고지도자는 그런 일을 바로 잡고, 그런 풍토가 초래할 불행을
미리 내다보고 사전에 대비하고, 최악의 경우를 예방할 책임을 진 사람이다.
그런 일 하라고 대통령 자리에 따르는 그 엄청난 권한을 위임받은 것이다.
분한 생각에 김대통령이 2월25일의 새대통령 취임식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정권교체가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미국에서도 대통령들이 물러날 때는
눈시울을 붉힌다.
무능했다는 낙인을 십자가처럼 짊어지고 여생을 살아야 하는 김대통령으로
서는 감회가 착잡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초라하게 퇴장하는 김대통령의 모습에서 위안을 얻을
처지가 아니다.
날마다 수백개의 기업이 쓰러지고, 수만명의 실업자가 생긴다.
엄동설한에 실직자들과 그 가족들이 당할 좌절과 고통은 너무 절박하다.
YS를 반면교사로 모시고 70년대의 헝그리정신을 발휘할 때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많이 먹고 입고 놀았다.
허세가 지나쳤다.
"졸부가 잘도 놀더니 꼴 좋다"하고 세계가 우리를 비웃고 있다.
호랑이의 해에 호랑이의 기상을 빌려서라도 재기하지 않으면 우리를
기다리는 건 "정치적인 을사보호조약"뿐일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