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국내 74개 금융기관을 4개의 대형 금융기관을 중심
으로 재편하는 대규모 금융기관 통폐합을 추진키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중앙은행인 네가라은행의 퐁 웽팍부총재는 이날 "합병 계획은 금융산업
구조개혁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오는 3월말까지 4개
대형 금융기관이 주축이 돼 중소규모의 금융회사및 상업은행을 합병하는
형식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금융기관의 예탁금은 중앙은행이 보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병을 주도해나갈 4개 대형기관은 아랍.말레이시안파이낸스 홍렁파이낸스
메이반파이낸스 퍼블릭파이낸스 등으로 납입자본금이 3억링기트
(7천8백만달러)를 넘는다.

합병이 완료되면 이들 4개기관의 시장점유율이 90%이상 될 것으로 중앙은행
은 예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는 현재 39개 금융회사와 35개의 상업은행이 난립해 있으며
이중 4개 금융회사와 13개 은행은 각각 외국인이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4대 대형사를 포함한 5~6개 금융기관이 전체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은행은 경쟁력 없는 중소형 금융기관을 대형 금융기관에 흡수합병
시키는 금융통폐합을 통해 금융기관의 대형화와 경쟁력 향상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홍렁파이낸스는 최근 이같은 계획의 일환으로 금융회사 랭킹 18위인
볼톤파이낸스와의 합병을 공식 선언했다.

홍렁파이낸스의 전무이사 제임스 림은 "금융업계의 통합은 지금과 같은
국가경제의 침체기에 피할수 없는 과정이며 이에따라 해고와 실업과 같은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동남아 통화폭락 위기에 휩싸이면서 링기트화가 40%
절하되고 주가는 50% 폭락하는 등 극심한 금융위기를 겪어 왔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