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강세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경제가 안정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일본은 금융불안 등 경기침체
상황을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때문이다.

특히 작년 7월부터 불어닥친 금융위기로 인한 아시아의 경제성장 둔화는
달러고-엔저 기조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올해 엔.달러환율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아시아경제의 향방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달러강세의 직접적인 배경은 미.일간의 경제력 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은 극심한 내수부진과 금융기관의 연쇄도산 등 경제가 총제적 위기
상황에 처해있다.

자칫 올해 마이너스 성장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미국은 24년만의 최저실업률과 인플레없는 고속성장이라는 전후
최대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재정긴축, 아시아위기에 따른 수출둔화, 설비투자둔화 등
3재가 내년에도 이어진다면 일본은행(중앙은행)은 어쩔 수 없이 0.5%의
재할인율을 다시 0%가까이 내려야 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

이와달리 경기과열을 우려하고 있는 미국이 금리를 올렸으면 올렸지 내릴
가능성은 현재로선 제로상태다.

살로먼 브라더스증권은 "이같은 미.일간의 금리차 확대로 엔.달러환율은
달러당 1백40엔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국제금융전문가들은 올해의 엔.달러환율 전망은 무엇보다도 아시아경제의
향방에서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통화가치 폭락 등 금융불안으로 야기된 아시아의 경제파국은 아시아물의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다.

아시아의 신뢰하락은 올해도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아시아 경제위기의 세계파급은 전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고 있어
상대적으로 경제가 안정된 미국의 달러화가 유일한 안전지대라는 분석이다.

또 엔화가치는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각국의 통화가 지난해 미달러에
대해 50~1백% 평가절하된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편이다.

따라서 엔화가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하려면 엔의 대달러가치는
현재 달러당 1백30엔수준에서 10%정도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엔.달러환율 1백40엔설은 이런 점에서도 설득력있게 들린다.

미국의 자세변화도 달러강세를 짐작케 한다.

미국은 일본에 대해 지난해 시종일관 엔저를 이용한 수출확대정책을
중단하고, 내수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일본이 지난해말 소득세 감축등 내수확대 정책을 취했기때문에
올해는 엔저-수출확대 를 통한 경기부양을 어느정도 허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외환법 개정도 달러강세를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일본 금융기관 총예금고에서 외화예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1%정도.

올 4월까지 엔저가 계속된다면 저금리와 신용불안을 우려한 국민들이
엔화예금을 달러예금으로 바꾸기위해 엔을 대량으로 매각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이 금융불안 해소차원에서 보유중인 미국채를 대량 매각하는
사태가 현실화될 경우 달러고는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될 것이라는게 전문가
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장진모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