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4일 오후 6시 일산자택에서 조지 소로스 회장과
만찬을 함께 하며 한국의 외환위기 타개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다음은 정동영대변인이 전한 대화요지.

<> 소로스 =외환위기 타개는 월가의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한국 투자마인드
를 회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문제는 외화유동성부족 문제이다.

유동성부족은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인 (기업의) 과다차입에서 초래됐다.

과다차입이 외환위기와 부도위기를 불렀다.

이 두 위기를 해소하는 동시에 외국인 투자자들을 되돌릴 묘책이 필요하나
매우 어려운 일이다.

월가의 투자자문회사와 투자은행들이 우선 들어오도록 하는 조치가 선행
돼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 임시적으로 "재금융공사"같은 기구를 만들어 "전환사채"를
국제시장에 발행하는 방안을 제의하고 싶다.

채권을 매입한 외국투자자는 확정금리를 받거나 채권만기시 주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이 받아들여진다면 투자할 용의가 있다.

(이에대해 배석한 임창열 부총리는 "흥미로운 제안이지만 정부보증하에
채권을 발행하는 것에 대한 실효성문제를 국제금융기관으로부터 검증받아야
할것 같다"고 언급)

<> 김당선자 =국제통화기금(IMF)위기를 한국경제의 도약을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

모든 것을 국제기준에 맞춰 개혁해 나갈 것이다.

우리의 목적은 국제경쟁에서 이기는 것이다.

지난번 립튼 재무차관이 방한해서 우리 정부의 목적이 고용보호냐,
국제경쟁력이냐고 물어 국제경쟁력이라고 답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들어오고 수출을 많이 하는
길밖에 없다.

경제를 살리는 것이 곧 노동자를 구하는 길이다.

시장경제의 원칙을 준수하고 IMF가 요구하는 우리 경제의 체질개선을
이루는 것은 일본이 전후 "점령개혁"을 통해 경제체질을 개선했던 것처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 소로스 =내가 할수 있는 한 돕겠다.

지금은 한국의 위기인 동시에 좋은 기회라는 말에 동감한다.

지금 같은 위기에 김당선자 같은 대통령을 갖게 된 것은 한국으로서는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 허귀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