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돌아오는가.

지난해 하반기 보유주식을 대량으로 처분하며 한국시장을 떠났던
외국인들이 최근들어 한국으로 되돌아오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3일(영업일수기준) 연속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짐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한국시장을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각에 중대한 변화가 생긴게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의 방한과 존 템플턴의 한국투자확대발언 등이
투자자들에게 기대감 마저 불러 일으키는 상황이다.

<> 외국인 주식매입현황 =외국인은 지난해 12월27일 4백15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한데 이어 3일 3백15억원, 5일 7백8억원으로 뚜렷한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

3일동안 1천5백억원 상당의 순매수를 기록, 외국인의 주식매수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채권의 경우 지난해 12월27일 4백76억원어치를 순매수한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 원인 =국가부도에 대한 위기감이 일단 해소되면서 단기차익을 노린
외국자금이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조기지원과 외국금융기관의 대출만기연장
등으로 국가부도까지 우려했던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됐다"
(LG증권 김정기 국제영업팀장)는 얘기다.

또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과 세계적 큰손인 존 템플턴이 한국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 전망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기성자금과 저평가된 주식을 장기
보유하려는 일부 외국인자금만 유입되고 있어 본격적인 외국인매수세
유입으로 볼수 없다는게 일반적인 견해이다.

동방페레그린증권 백경화 상무는 "3개월 이내에 차익을 내려는 투기성
외국자금과 3년이상 장기적으로 주식을 보유하려는 펀드에서 탐색전
차원에서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며 "연기금이나 뮤추얼펀드 등에서는
아직까지 매수주문을 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 외국증권사의 서울지점장은 "한국을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각에는
바뀐게 아무것도 없다"며 "최근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자금은 순수외국인이
아닌 역외펀드들"이라고 주장했다.

<> 채권이냐 주식이냐 =외국인자금이 본격 유입될 경우 주식보다는
채권쪽으로 몰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동원증권 이승용 투자분석부장은 "회사채수익률이 30%를 넘어설 경우
외국인자금은 채권쪽에 집중될 것"이라며 "환율이 안정된 이후 본격적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 현승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