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는 올해 어느 때보다 힘든 시절을 보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무책이 상책"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

그러나 책에서 희망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듯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출판사들의 노력도 치열하다.

해외진출로 돌파구를 찾는가 하면 번역물을 줄이고 국내작가들의 창작물과
재테크 실용서에 주력하면서 판매를 위해 이벤트를 활용하는 적극적
마케팅도 늘어날 전망이다.

가장 큰 변화는 해외진출.

어학교재 전문출판사인 진명출판사(대표 안광룡)는 상반기중 일본 동경과
중국 북경의 현지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하고, 뉴욕과 홍콩에도 사무소를
개설할 계획이다.

이곳을 거점 삼아 국내외 공동출판및 판매대행등에 힘써 올해 1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린다는 복안이다.

컴퓨터 서적전문 영진출판사(대표 이문칠)는 컴퓨터프로그래밍 관련서적을
수출키로 하고 미국과 유럽 동남아 등 10여개국과 협상중이다.

지난해 중국.인도와 "할수 있다 컴퓨터"등의 수출계약을 체결한 영진은
올해 1천3백페이지짜리 "비주얼C 프로그래밍 바이블"을 전략상품으로
내세워 최소한 50만달러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컴퓨터와 어학분야가 언어장벽을 넘을수 있는 글로벌상품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

국내 인쇄업계가 제작비 상승과 리스비용 증가로 애를 먹는데다 필름.
잉크값까지 천정부지로 올라 외국에서 제작하는 것이 싸게 먹힌다는 점도
작용했다.

책과 이벤트를 접목시키려는 노력은 "고객 찾아가기 마케팅"의 일환.

현암사(대표 조근태)는 "우리가 알아야 할..."시리즈와 관련,
2월16일~3월1일 예술의 전당에서 팽이 윷등 "우리 놀이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지난해 시작한 "자연학교"도 연간 10회이상으로 확대할 방침.

연말부터 "할수있다."시리즈 구입독자들에게 알람시계를 증정해온
영진출판사도 새해들어 보너스 품목을 늘렸다.

출판사들은 국내 창작물과 실용서를 많이 낼 예정이다.

고전.인문교양서와 국내작가들의 소설, 재테크전략을 담은 실용서 등을
중심으로 경제.경영서도 그간의 총론보다 고금리.저성장시대의 재산불리기
전략 등을 제시한 각론서를 주로 펴낼 방침.

민음사는 1백권짜리 세계문학전집을 올해 선보인다.

19세기말부터 20세기말까지의 작품을 모은 이 전집은 토마스 만의
"부덴부르크 일가", 사르트르의 "문학이란 무엇인가" 등 고전에서부터
쿤데라의 "농담"까지 망라한다.

창작과비평사는 박완서 윤정모 최인석 이남희 김인숙 공지영의 장편및
소설집, 신경림 김용택 도종환의 시집 등 문학쪽에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문학과지성사도 임철우 대하장편 "봄날"과 이문열 장편 "변경" 완간과
함께 황동규 시전집, "문지스펙트럼" 등 고전.인문교양서 발간에 힘을
쏟기로 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