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당선자의 대기업정책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재계에 비상이
걸렸다.

예상보다 강도높은 ''차입경영 근절의지''가 속속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그룹들은 3월말에는 자기자본 1백% 초과 보증분
해소를 위한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집중될 것에 대비, 재무팀에 늦어도 2월
까지는 초과보증을 해소할 것을 지시했다.

대기업그룹들은 이와 함께 99년 이전이라도 지급보증율이 높을 경우엔
신규 대출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 계열사 통폐합을 통한 보증상계 등 방법을
통해 보증비율을 낮추기로 했다.

모그룹 관계자는 <>차입금 상환 <>부동산 담보대출 전환 <>대표이사
인보증으로의 변경 <>외국인 합작 투자법인화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말 현재 30대그룹의 채무보증금액은 모두 33조1천5백억원으로
자기자본총액 70조4천6백억원의 47%에 이른다.

이들 그룹들은 내년말까지는 이 금액에 대한 보증을 완전히 없애야 한다.

이에 앞서 올 3월말까지 해소해야 하는 자기자본대비 1백% 초과보증액은
6조7천억원 수준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IMF(국제통화기금)와의 협약이행을 위해 부실여신을
줄이려는 새정부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운영자금도 구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자칫 기업자금난을 부채질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채무보증은 신용보다는 담보나 보증을 선호한 금융권이 만든
관행"이라며 "신용대출을 늘리든가 재무구조가 견실한 대기업에는 차별적
으로 지급보증을 허용하는 등 보완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 회계법인 관계자는 "기업들은 지금 상호지급보증해소 결합재무제표작성
출자총액제한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자금운용계획을 짜야 한다"며 "새
정부가 대기업정책에 대한 일정과 방향을 확실히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