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공구 제조업체인 이화다이아몬드의 김세광(51)사장은 요즘
1년전 자신이 내린 결정이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난 96년말 당시 매출액과 종업원수를 비교해본 그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1천80억원 매출에 8백명의 종업원.

김사장은 그 정도 매출규모라면 1백명 정도를 줄여야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군살빼기에 들어가기로 결심했다.

인력의 자연 감축외에도 장기근속자들을 대상으로 개인사업을 적극
유도했다.

장비 임대와 함께 협력업체로 지정, 각종 혜택을 제공해 독립을 도왔다.

이 회사의 현재 직원수는 약 7백명.

이 덕분에 경기가 악화된 요즘 인건비 부담이 훨씬 줄어들게 돼 경영이
한결 수월해졌다.

곳곳에서 연말 자금사정 때문에 아우성이지만 이 회사는 연말 상여금을
예정대로 지급해 타사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김사장의 선견지명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최근 원화폭락 현상에도 이 회사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원자재인 공업용 합성다이아몬드를 수입해야하기 때문에 환율인상으로
불리한 점이 있지만 가격경쟁력 강화로 인한 수출 증가로 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어 환율태풍을
비켜갈수 있었다.

김사장은 올해 건설경기가 극도로 위축될 것으로 보고 수출 비중을
70%까지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일본 중국 태국 영국 등 네군데의 해외 지사를 올해내로
7개까지 확대해 해외 영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내수시장 침체를 극복하는 길은 수출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화다이아몬드는 지난 75년 설립 이래 줄곧 다이아몬드공구 한 분야에만
매진해온 회사이다.

국내 다이아몬드 공구업계를 주도해온 이 회사는 현재 내수시장의
35% 정도를 점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6천만달러어치의 수출을 기록했다.

매출액 기준으로 일본 아사히 다이아몬드,미국 노톤에 이어 세계 3~4위를
다투고 있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의 다이아몬드 공구업체이다.

김사장은 지금까지 주변사람들로부터 사업다각화를 해보라는 권유를
수없이 받아왔지만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고 말한다.

다이아몬드공구 한 분야만 해도 아직 개척해야 할 부분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한다.

이화다이아몬드가 승승장구할 수 있는 것은 기술개발에 대한 김사장의
집념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 94년 건평 2백50평 규모의 자체 연구소를 설립하고
30여명의 연구인원을 투입, 기술개발에 매진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매년 매출액의 3% 이상을 꾸준히 투자해왔다.

그 결과 다이아몬드 와이어소 부문에서 장영실상 수상, 정밀기술경진대회
금상및 우수상 수상 등 각종 실적이 이어졌다.

기술개발과 함께 김사장이 강조하는 것이 영업및 사무관리 직원들에 대한
기술교육이다.

다이아몬드 공구제품에 대한 정확한 이해없이는 효율적인 영업활동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서다.

이에 따라 이 회사 영업직원들은 필수적으로 생산현장 경험을 1~2년
거친후 영업 일선에 배치된다.

사무관리직도 수시로 기술교육을 받아야 한다.

영업인력 확충을 위해 지난해말 채용한 30여명의 신입직원들도 유능한
영업인이 되기위해 생산현장에서 기술 교육을 받고 있다.

김사장은 "건설경기 침체로 올해 내수시장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1천3백억원까지 매출을 높이겠다"고 다짐한다.

< 박해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