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울의 기름도 아껴쓰자"

IMF한파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에너지 절약형 아이디어 제품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전기나 석유를 덜 쓰는 에너지절약형 제품에서부터 태양열 등 대체에너지를
이용하거나 연료효율을 높이기 위한 각종 기기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심지어는 폐열을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장치까지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전반의 이같은 흐름에 맞춰 빌딩 공장 등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의
효율성을 진단해주는 에너지절약컨설팅업체와 비효율적인 시설을 고효율
체제로 재시공해주는 에너지절약전문기업들 또한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환율인상으로 원유 등 주요에너지원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쥐어짤 수 있는 데까지 쥐어짜야 IMF파고를 넘을 수 있다는 위기
의식에서 출발한다.

최근 연구개발과 제품공급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분야중 하나는
자동차 연료 완전연소부문.

환경전문업체인 웅진코웨이개발은 최근 15%의 연료를 절감하고 70%의
유해가스를 제거해주는 자동차용 고성능 연료촉매기(MCS303)를 개발, 시판에
나섰다.

세라믹재질을 사용, 연료탱크내에 장착되는 이 제품은 원적외선과 자기
유도반응원리를 응용, 기름분자의 결합각을 변화시켜 산소와 결합하기 쉬운
상태로 변환해 연료의 완전연소를 유도한다.

따라서 엔진을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 과열이 없고 카뷰레터 인젝터 실린더
내벽의 이물질을 제거해 엔진의 힘을 극대화시킨다는 것.

빅뱅코리아 역시 자동차 연료소모를 줄여주는 "엔진파일럿"을 개발, 보급
중이다.

이 제품은 다량의 음이온과 오존이 함유된 공기를 엔진에 공급, 연소효율을
높이도록 만든 장치다.

한국테크노바이오도 저유황유용 절유첨가제를 개발, 시험의뢰해놓고 있는
상태.

또 자동화시스템업체인 마이크로텍인터내셔날의 경우는 일본에서 화장실용
최첨단 에너지절약시스템을 도입, 공급에 나선 케이스.

도어센서 초음파센서 적외선센서 컴퓨터케이블 등 어느하나만 감지해도
전원이 개폐되도록 만든 장치로 전기를 50~60%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

이밖에 공조기업체인 유풍은 고진공상태의 특수파이프안에 열이송유체를
봉입시켜 연속적으로 열을 회수할 수 있게끔 고안된 폐열회수용 히트파이프를
만들었다.

벤처기업인 EnE시스템은 전기요금이 낮시간의 4분의 1수준인 심야시간에
얼음을 생산, 낮시간의 냉방에 이용하는 빙축열냉방시스템을 최근 개발했으며
연구개발업체인 코리아스엔은 25~60%의 절전효과를 볼 수 있는 절전장치
"스마트마이저"를 개발, 해외판매를 추진중이다.

농기계업체인 한성정공은 태양열을 기름의 보조열원으로 사용하는 태양열
균일식 자동건조기를 개발, 시판에 들어가는 등 에너지절약상품에 대한
연구가 다방면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다 건물 공장 등의 공조설비 인버터 절전조명기기 냉난방 열병합
발전 등 에너지의 비효율적인 사용을 진단, 재시공해주는 에너지절약전문
기업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등록된 에너지절약전문기업은 현재 모두 15개사.

지난 94년 2개사가 등록한데 이어 95년엔 1개사도 실적이 없다가 97년들어
신광기업 장한기술 등 8개업체가 잇따라 신규등록했다.

에너지관리공단측은 "요즘들어 이들 기업을 통해 공장이나 건물 학교
등에서 사용하는 에너지효율을 높여 비용을 절약하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밝힌다.

정부도 이자율 5%의 에너지합리화자금을 이용, 에너지효율을 높이려는
공장 등을 지원하고 있어 앞으로 기업주나 건물주의 의지여하에 따라서
국가 전체적으로도 에너지비용이 크게 절약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이창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