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각종 물가가 줄줄이 인상되고 있는 가운데
석유가격 폭등으로 아파트 등 주택관리비가 큰폭으로 올라 서민생활에
주름살을 더해주고 있다.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시내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의 아파트단지들은
이달부터 관리비가운데 도시가스를 열원으로 사용하는 난방비와 급탕비
취사용가스비 등을 20%~25%까지 일제히 올리기로 했다.

이에따라 이들지역의 아파트관리비는 가구당 한달에 20만원선에서
24만~25만원선으로 4만~5만원정도 오르게 됐다.

분당 양지마을 한양아파트의 경우 이달부터 난방비가운데 공동난방비는
14%, 개별난방비는 19%씩 올린다고 주민들에게 통보했다.

열병합발전소를 통해 난방을 하고 있는 중동 신도시 아파트들도 이달부터
난방비를 평균 16%씩 인상하기로 했다.

아파트마다 난방비 등 관리비 인상에 나서고 있는 것은 환율폭등의 여파로
지난달 20일 가정용 도시가스(난방용)의 가격이 23.5% 오르고 취사용 액화
석유가스(LPG)값도 26.7%씩 오른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유가가 지난 11월이후 4차례 오른데다 올초에 전력요금까지 평균
6.5%올라 이래저래 관리비는 크게 오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나마 일산 평촌 중동 등 소각장의 폐열이나 열병합발전 등으로 난방용
에너지원을 다양화한 신도시의 아파트들은 상대적으로 난방비의 인상폭이
적은편.

반면 난방연료를 전량 액화천연가스나 액화석유가스에 의존하는 서울시내
강남구나 서초구 송파구 등의 기존아파트들은 가스값상승에 따른 부담을
그대로 떠안게 됐다.

분당구 용인수지 벽산아파트에 사는 주부 김현옥(33)씨는 "한겨울에도
반팔입고 사는 아파트라는 이야기는 옛말"이라며 개별난방을 하는 아파트는
난방비를 줄이기위해 "집에서도 스웨터를 껴입고 사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생필품 등 일반 생활물가가 지난연말부터 천정부지로 치솟아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밀가루의 경우 3kg들이 1포대당 7천3백원하던 것이
1만9백71원으로 무려 50.3%나 상승했다.

<김정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