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이후 레저쪽으로 빠져나간 사람들을 다시 비디오 앞으로
끌어들이자"

올해 비디오업계의 주요전략은 대여점 고객을 향한 마케팅 강화와
저비용 고효율 구조의 극대화로 요약된다.

지난해초 업계가 "셀스루(소비자직판)시장 강화"를 화두로 삼고 사업의
무게중심을 대여시장에서 셀스루시장으로 옮기던 흐름과 거의 상반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경제불황에 이어 불어닥친 IMF 한파로 셀스루비디오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심리가 얼어붙은 반면 대여시장은 호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가계지출 축소로 실내 여가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가장 싼 레저수단인
비디오가 각광받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예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IMF 관리체제하의 멕시코와 경제불황기의 미국및 캐나다에서
비디오시장은 오히려 성장했음을 근거로 들며 조심스런 낙관론을 펴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주요제작사들은 대규모 연합 광고및
프로모션을 추진중이다.

사람들이 비디오에 관심을 갖도록 제품소개와 함께 비디오감상이
경제적이고 건전한 문화활동임을 강조하는 캠페인성 광고와 홍보를 함께
펴겠다는 전략이다.

각사별로는 대박급 작품을 위주로 타업체와 타이-인 프로모션을 펴고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대여점에 대한 마케팅도 강화한다.

스타맥스는 "지 아이 제인"을 내놓으면서 비슷한 성격의 "다큐멘터리
해병대"(Q채널 제작)를, 폭스는 자사작품에 대한 해설이 들어있고 다양한
볼거리를 담은 "비디오매거진"을 대여점에 무료로 배포했다.

대여점들도 다각적인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비디오체인점 "영화마을"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대여점에서 음반
담배 필름 등을 함께 파는 곳이 전체의 51%에 달했다.

소박한 형태로나마 복합매장을 구축,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려는 대여점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을 높여 살아남으려는 업계의 몸부림도 거세다.

지난해 조직축소와 인원감축을 단행한 대우계열의 우일 시네마트와 삼성
계열의 스타맥스는 상황이 크게 악화되지 않는 한 당분간 현재 인원과
조직을 끌고 나간다는 입장이다.

대신 복지비및 홍보비 감축과 과장급이상의 임금삭감등 내핍경영을 통해
극복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새한 계열의 디지털미디어도 전직원의 임금을 20% 삭감하는 등 비슷한
상황이다.

직배사인 CIC는 서울과 인천지역의 9개 직판영업망을 해체하고
직판시장에서 손을 뗐다.

다른 직배사들도 관리, 영업조직의 축소를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디오케이스의 크기를 줄이고 연합정보지를 만드는 등 비용절감을 위한
업계의 공동방안도 다양하게 모색되고 있다.

제작사 경쟁으로 빚어진 제품의 과다공급으로 20%까지 치솟은 반품률을
낮추려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실수요에 맞게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생산비의 거품을 빼겠다는 움직임이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