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9일자) 경상수지 개선 다행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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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의 경상수지가 큰폭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듣던중 반가운 소식이다.
7일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의 경상수지가 36억4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연간으로는 88억5천만달러의 적자로 집계됐지만 전년도 적자 2백37억달러에
비하면 절반이하로 줄어든데다 당초 예상보다 훨씬 감소된 것이어서 주목해볼
만한 결과다.
특히 계속 큰폭의 적자를 내오던 무역외수지가 12월중 해외여행감소 등으로
4년여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은 비록 비정상이라 할만큼 급격한 환율상승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 하더라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문제는 그같은 흑자기조가 계속 이어질수 있느냐는 점이다.
사실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본다.
지난 두달동안의 흑자요인을 보면 수입위축이 가장 큰 요인이다.
지난달만 해도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7.5%증가에 그쳤으나 수입은 22%나
줄었다.
물론 환율상승으로 당연한 결과가 아니냐는 설명도 가능하지만 수출용
원자재 등 꼭 필요한 수입마저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에 정상적인
무역활동에 의한 흑자로 보기는 어렵다.
뿐만아니라 수출증가율도 환율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효과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말할수밖에 없다.
또 이전수지가 환율상승에 따른 해외교포들의 송금급증 때문에 한달동안
무려 7억7천만달러의 흑자를 보인 것은 이례적이고 불안정한 것이다.
환율이 안정으로 돌아서면 그중 상당부분은 다시 빠져나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최근의 경상수지흑자는 외환고갈의 위기감과 환율상승에
따른 충격때문이지 결코 수출상품의 국제경쟁력강화를 통한 기조적인
현상으로 정착됐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특히 외환위기의 주요고비를 넘기면 필시 원화환율은 떨어질게 뻔하다.
정부와 IMF가 합의한 금년 기준환율도 달러당 1천3백원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그 같은 추정이 가능하다.
따라서 국가부도직전의 외환위기가 어느정도 진정되고 환율이 안정되고나면
과거로 돌아가는게 아니냐는 걱정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현재의 마구잡이식
수입억제가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한 의문도 갖게 된다.
지금과 같은 현상이 지속된다면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을 수반할수 있다.
예컨대 수출용원자재수입이 안되면 수출자체가 줄어들 것이고 생필품공급이
차질을 빚을 경우 물가급등으로 서민생활이 압박을 받게 된다.
또 무조건적인 외제배격등 무분별한 소비억제운동도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처지에서 장기적으로 보아 결코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따라서 아무리 급하더라도 우리가 취해야할 기본과제는 합리적인 소비와
수입절감이며 동시에 수출증대노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은행이 외화부족이나 재무구조건실화 등을 이유로
수출신용장 네고를 기피하거나 수출용원자재수입을 극도로 억제하는
등의 과잉자기방어는 옳지 못하다고 본다.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계속 이어갈수 있는 지혜를 함께 모색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9일자).
듣던중 반가운 소식이다.
7일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의 경상수지가 36억4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연간으로는 88억5천만달러의 적자로 집계됐지만 전년도 적자 2백37억달러에
비하면 절반이하로 줄어든데다 당초 예상보다 훨씬 감소된 것이어서 주목해볼
만한 결과다.
특히 계속 큰폭의 적자를 내오던 무역외수지가 12월중 해외여행감소 등으로
4년여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은 비록 비정상이라 할만큼 급격한 환율상승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 하더라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문제는 그같은 흑자기조가 계속 이어질수 있느냐는 점이다.
사실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본다.
지난 두달동안의 흑자요인을 보면 수입위축이 가장 큰 요인이다.
지난달만 해도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7.5%증가에 그쳤으나 수입은 22%나
줄었다.
물론 환율상승으로 당연한 결과가 아니냐는 설명도 가능하지만 수출용
원자재 등 꼭 필요한 수입마저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에 정상적인
무역활동에 의한 흑자로 보기는 어렵다.
뿐만아니라 수출증가율도 환율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효과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말할수밖에 없다.
또 이전수지가 환율상승에 따른 해외교포들의 송금급증 때문에 한달동안
무려 7억7천만달러의 흑자를 보인 것은 이례적이고 불안정한 것이다.
환율이 안정으로 돌아서면 그중 상당부분은 다시 빠져나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최근의 경상수지흑자는 외환고갈의 위기감과 환율상승에
따른 충격때문이지 결코 수출상품의 국제경쟁력강화를 통한 기조적인
현상으로 정착됐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특히 외환위기의 주요고비를 넘기면 필시 원화환율은 떨어질게 뻔하다.
정부와 IMF가 합의한 금년 기준환율도 달러당 1천3백원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그 같은 추정이 가능하다.
따라서 국가부도직전의 외환위기가 어느정도 진정되고 환율이 안정되고나면
과거로 돌아가는게 아니냐는 걱정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현재의 마구잡이식
수입억제가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한 의문도 갖게 된다.
지금과 같은 현상이 지속된다면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을 수반할수 있다.
예컨대 수출용원자재수입이 안되면 수출자체가 줄어들 것이고 생필품공급이
차질을 빚을 경우 물가급등으로 서민생활이 압박을 받게 된다.
또 무조건적인 외제배격등 무분별한 소비억제운동도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처지에서 장기적으로 보아 결코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따라서 아무리 급하더라도 우리가 취해야할 기본과제는 합리적인 소비와
수입절감이며 동시에 수출증대노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은행이 외화부족이나 재무구조건실화 등을 이유로
수출신용장 네고를 기피하거나 수출용원자재수입을 극도로 억제하는
등의 과잉자기방어는 옳지 못하다고 본다.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계속 이어갈수 있는 지혜를 함께 모색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