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IMF한파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면서 중국 조선족의 "코리안 드림"이
사라져가고 있다.

그동안 가짜 이혼서류를 만들어 한국으로 가려던 조선족 여자들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절반이상 줄었다.

게다가 조선족 동포들이 몰려사는 지린(길림)성 등 중국 동북3성 지역에서
불법서류를 만들어 한국행을 알선하던 브로커들이 7만~9만위앤하던 알선료를
5만~6만위앤으로 낮췄으나 희망자가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따라 평일 하루평균 2백~3백여명의 조선족 동포로 붐비던 베이징(북경)
한국영사처 주변은 한국의 IMF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브로커에게 수수료를 준
사람들만이 몰릴뿐 과거에 비해 한산하기까지 하다.

옌볜(연변) 조선족 자치주에 사는 강모(56)씨는 지난해 10월 딸의 결혼을
알선했던 사람에게 3만위엔의 선금을 준뒤 한국행이 성사될 경우 8만위엔을
주기로 했으나 한국의 경제사정이 안좋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취업을 포기
하고 브로커에게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조선족 조모씨는 4년전 아들(26)이 한국으로 가 불법체류하면서 지난해
초까지 3개월에 평균 3천달러씩을 보내왔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송금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오는 28일 춘절(한국의 설)을 전후해 귀국하겠다는 뜻을
알려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중간 결혼공증 발급건수는 7천8백여건으로 하루평균 2백50여건에
달했으나 올들어서는 절반이상이나 줄어들었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