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사가 치솟는 대형 해외스포츠 중계권료에 "IMF 방패"로 맞섰다.

현재 중계권료 협상 대상이 된 해외스포츠 이벤트는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 박찬호 선수 등이 출전하는 미국 메이저야구리그, 박세리
선수가 참가하는 미국 LPG골프대회 등이다.

이같은 이벤트를 놓고 방송 3사는 중계권료 협상창구를 단일화하고,
최악의 경우 중계방송을 못할 수도 있다는 전제 아래 중계권료 협상에
임하고 있다.

2월 7일 개막되는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의 경우 현재 방송협회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중계권료를 협상중이다.

그러나 미국 애틀랜타올림픽 때까지 IOC가 인정했던 한국내 독점적방송
중계권을 이번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인정하지 않겠다는 조건 때문에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IOC의 입장은 지상파, 케이블, 위성방송을 포함한 한국내 모든 방송의
독점적중계권 대신 이번부터 케이블과 위성방송을 각각 분리해서
중계권료를 받겠다는 것.

케이블과 위성방송을 제외한 지상파방송 기준으로 미화 50만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말해 KBS 위성TV와 스포츠케이블TV가 있기 때문에 50만달러외에
중계권료를 더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50만달러만 해도 예년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한 우리 방송계의 입장은 KBS 위성방송은 시험방송 단계이며,
스포츠케이블TV 또한 별도의 중계권료를 지불할만한 단계로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동계올림픽의 경우 쇼트트랙 종목외엔 시청자의 관심을 끌만한
"거리"가 못된다는 것이다.

IOC가 IMF 한파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의 사정을 끝내 감안해주지 않으면
KBS 위성TV와 스포츠케이블TV는 중계를 할수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박찬호선수가 등판하는 미국 메이저리그 중계권료 협상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메이저리그측은 금년 중계권료로 작년 32만달러의 10배 가까운 3백만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방송 3사는 일단 메이저리그 중계권 협상창구를 KBS로
단일화시켰다.

작년처럼 방송 3사끼리의 경쟁으로 중계권료를 올리는 바보짓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측은 박찬호가 인기스타로 성장한데다 이상훈등 한국출신
선수가 추가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만큼 당연히 중계권료를 올려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우리측은 중계권료를 턱없이 높이면 중계방송을 못할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 중계권료 협상은 중단된 상황이다.

방송3사는 박세리 선수가 출전하는 USA LPG 프로골프대회를 비롯, 모든
해외 골프대회 중계권 협상을 SBS에게 맡기기로 했다.

SBS는 USA LPG 프로골프 대회중 박세리 선수가 상위 입상하는 장면을
중심으로 24게임 정도만 선별적으로 방송할 작정이었다.

반면 LPG측은 방송 횟수와 관계없이 패키지 판매 만이 가능하다는 입장.

이때문에 SBS 미국지사를 창구로 양측의 줄다리기가 한창 진행중이다.

방송3사는 또 금년엔 해외축구팀 초청경기를 주최하지 않기로 했다.

축구협회가 주최하는 해외축구팀과 국내팀과의 빅이벤트는 중계방송
하겠지만 방송사가 그런 이벤트를 만들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