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9일 은행장들을 소집, 수출입및 중소기업계에
대한 지원에 적극 나서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김당선자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한국은행 최연종 부총재를 비롯 36개
국책은행 시중은행 지방은행장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대출문제는 은행장들
이 직접 일선 점포를 돌면서 독려해 달라"며 "우리는 재경원으로부터 매일
은행들의 실적을 입수해 얼마나 협조, 노력하는지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당선자는 "수출은 좋아질 전망인데 수출신용장 문제로 수출이 막히는
것은 타파해야 한다"며 "지원실적이 좋은 금융기관은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당선자는 중소기업,특히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력히 당부하는 한편
대기업정책과 관련, "은행들이 대기업들에 대해 자구노력을 제대로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당선자는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관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도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
이라며 적극적인 중소기업지원방침을 밝혔다.

김당선자는 "경제파국을 막지못한 정치권과 정부의 책임도 크지만 은행들의
책임도 결코 작지 않다"며 "두번 다시은행장 인선을 권력이 좌지우지하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다"고 "인사불개입"원칙을 천명했다.

김당선자는 이어 "부실한 기업에 대한 대출을 강요하거나 부당한 압력을
넣는 일도 없을 것이다"며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은행은 거부하고 금융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당선자는 "이것이 집권자의 의지인 만큼 은행의 자주성을 지켜 나가야
한다"며 "금융기관에 압력이 없는 대신 특혜도 없을 것이다"고 거듭 강조
했다.

구조조정문제와 관련해서도 김당선자는 "자구노력 구조개혁 인수.합병 등은
자주적으로 자기 판단과 위험 부담 속에 추진해야 한다"며 "그런 노력을 할
때만 정부는 도와줄 것이다"고 말했다.

경제계의 고통분담에 대해 김당선자는 "자발적으로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
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원칙이 있고 이런 우리의 의견을 줄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임창열 경제부총리겸 재경원장관, 이수휴 은행감독원장,
이동호 전국은행연합회장, 비상경제대책위 김용환대표 등 비대위 위원
전원이 참석했다.

< 허귀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