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남단의 제주는 남국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겨울철 한라산(1천9백50m)
엔 눈이 많이 내린다.

그래서 적설기 산행하면 한라산을 떠올리는 산악인이 많다.

그런데도 제주 삼다에 눈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눈이 적게 와서가 아니라
따뜻하다는 인식이 앞서기 때문이다.

겨울 한라산에선 눈이 시리도록 하얀 눈꽃으로 뒤덮인 세상을 만난다.

육지 눈꽃이 한쪽으로 부는 바람으로 치우쳐 피는 것과 달리 한라산눈꽃은
사방에서 몰아치는 바람탓에 가지를 둘둘 휘감은듯 둥그렇게 피어 아름다움이
한결 더하다.

이같은 정경을 만끽할 수 있는 98한라산 눈꽃축제가 IMF한파 속에서도
오는 17일부터 2월1일까지 16일동안 열린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개최되는 눈꽃축제는 한라산 어리목을 중심으로
중문해수욕장, 오라.중문골프장, 거문기지 등에서 펼쳐진다.

작년 첫축제에서 예상인원의 10배에 달하는 20여만명의 내외국인이 참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눈꽃축제에는 올해에도 IMF한판에도 불구하고 약
30여만명의 국내외 인파가 몰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축제기간중에는 입산통제상태에 있는 한라산 백록담 정상이 개방
(1월1일~3월31일)돼 한라산의 독특한 설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매력적인 겨울산행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 98눈꽃축제 =16일 오후 제주도 문예회관에서 벌어지는 전야제를
시작으로 눈꽃축제의 막이 오른다.

전야제행사는 제주도립민속공연단공연, 김대환의 타악기페스티벌,
횃불시가행진, 불꽃축제, 폭죽쇼 등으로 화려하게 꾸며진다.

개막제는 17일 오후 1시 한라산 어리목광장의 환상적인 은빛세계에서
펼쳐진다.

개막선언과 함께 눈꽃댄싱쇼, 눈꽃트레킹, 폭죽쇼, 설원레크리에이션,
한라산스노보드시연 등을 잇달아 선보여 설원을 뜨겁게 달군다.

98눈꽃축제는 전시행사, 기획행사, 특별행사 등으로 나뉘어 관광객들에게
평생 잊지못할 다양한 볼거리와 추억을 만들어 준다.

축제기간중 개설되는 한라산 거문기지 스키학교는 초보자들을 위한 스키
학교로 스키장의 인공설이 아닌 자연설에서 스키를 배울 수 있는 캠프다.

한라산 거문기지에서는 또 눈썰매와 조랑말썰매가 마련돼 제주도의
조랑말을 타고 한라산의 설원을 누비는 이색적인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한라산 일원의 다양한 코스에서 열리는 눈꽃축제 트레킹도 관광객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눈꽃축제의 핵심적인 이벤트다.

환상적인 눈꽃으로 뒤덮인 한라산과 3백60개의 오름을 오르며 한라의
설원속에 온몸으로 젖어들 수 있는 행사다.

19~20일 이틀동안 오라.중문골프장에서 열리는 외국인아마추어골프대회는
올해 처음 기획된 이벤트.

우뚝 솟은 한라산의 설경을 바라보며 파란 잔디위에서 펼쳐지는 대회로
2백4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25일에는 한라산 어리목에서 우리나라와 참가자 모두의 안녕을 한라산신
에게 기원하는 만설제도 열린다.

축제기간중에 들어 있는 설날에는 특별행사가 마련된다.

24일에는 서귀포 중문해수욕장에서 새해맞이 바다수영대회를 개최한다.

차가운 겨울바다에 목욕재계하며 IMF한파로 위축된 올 한해를 견뎌낼
각오를 다짐해 본다.

28일 설날 당일에는 한라산 어리목광장에서 고향을 찾지못한 참가자들과
함께 조상께 제를 올리고 떡국을 먹으며 우리고유의 민속놀이한마당을
펼친다.

이밖에 한라산 어리목광장에서는 눈얼음조각전, 비디오아트 이글루전,
한라산사진전 등 다채로운 전시행사가 마련된다.

<> 한라산등반 =한라산의 눈은 한번 내렸다 하면 윗새오름이나 오백나한이
밀생한 구상나무 한두가지쯤은 뚝뚝 분질러 놓고서야 직성을 푸는 근성을
보인다.

그런 폭설과 변덕스러운 기상에 대비해서 겨울 한라산에서는 가장 손쉬운
산행코스를 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성판악으로 올라가서 관음사로 내려오는 코스가 겨울철에 일반적으로
많이 이용된다.

성판악으로 올라가면 제1횡단도로가 해발 9백m까지 등산객을 올려놓아
산행높이는 1천m로 내려앉는다.

산행은 성판악휴게소를 지나 서쪽의 원시림사이로 난 등산로로 접어들면서
시작된다.

나뭇가지마다 설화로 곱게 단장한 등산로를 따라 2시간30분정도 올라가면
사라대피소가 나타난다.

사라오름을 지나면 진달래대피소.

진달래 대신 눈꽃으로 치장한 자연석 보도블록을 깔아놓은듯 잘 정돈된
길을 따라 오르면 백록담에 닿는다.

녹담만설(백록담에 눈이 쌓인 경치)은 제주10경중의 하나다.

총 산행시간은 9시간정도.

< 노웅 기자 >

[[ 여행메모 ]]

한라산개방과 눈꽃축제에 맞추어 주말을 이용한 제주눈꽃여행상품이 많이
나와 있다.

국토순례회 옛돌((02)275-4333)은 17~18일, 24~25일 두차례, 넓은세상
((02)3142-8616)은 10~11일, 17~18일, 24~25일 세차례 한라산백록담등반
여행을 한다.

참가비는 각각 18만원, 12만원이다.

또 여행자클럽((02)278-0551)은 매주말 한라산눈꽃축제여행을 떠난다.

어리목과 윗새오름을 거쳐 영실로 하산한다.

참가비는 13만원이다.

하얀여행사((02)736-0712)도 1월10일부터 3월1일까지 매주 토요일
출발하는 1박2일 일정의 한라산등반여행상품을 내놓았다.

요금은 13만4천원이다.

한편 제주현지에선 뭉치이벤트((064)22-7542)가 한라산눈꽃트레킹행사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