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와 태국의 외환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국내 금융기관들도 비상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국내 은행과 종금사등이 이들 나라에 대출해준 돈만해도 무려 1백억달러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만약 두 나라가 최악의 사태에 돌입하면 금융기관여신은 꼼짝없이 묶여
버린다.

한마디로 무수익여신으로 전락,이자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원금상환도
불투명해진다.

<> 은행 =지난해 3월말 현재 국내은행들이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대출해
주고 있는 돈은 물려 70억8천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태국이 36억8천만달러이고 인도네시아가 34억달러다.

이들 나라가 지난해 6월부터 외환위기에 빠진 것을 감안하면 현재 대출
잔액은 이보다는 약간 줄었을 것이라는게 한은의 추산이지만 여전히
70억달러 안팎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두 나라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면 이자는 한푼도 받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부실여신으로 분류될수밖에 없다.

이 돈을 원화로 환산하면 무려 11조9천억원(달러당 1천7백원기준)에 달한다.

이같은 부실여신양산은 당장 은행들의 손실로 이어진다.

그만한 돈을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위험가중자산이 그만큼 증가,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하게 된다.

오는 3월말 BIS비율을 맞추기에 급급한 은행들로선 엄청난 부담이 아닐수
없다.

따라서 두 나라라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게 되면 국내은행들은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바로 기업여신축소로 연결돼 기업자금난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 종금.리스 =외화자산이 많은 한국 한외 한불 현대 새한 아세아 등 기존
종금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종금업계가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투자한 금액은 대략 20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기존 6개사 투자액인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파생상품처럼 회계장부에 나타나지 않은 부외거래까지 포함하면 실제
투자액은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지난해 12월 실사에서 재경원이 인도네시아 등과 같은 C등급
국가에 투자한 외화자산의 경우 이자를 제때 받아도 투자가치를 일부만
인정키로 한데에 기존종금사들이 반발, 실사기준이 일부 수정되기도 했다.

리스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기업 한일 개발 산업리스 등이 이들 지역에 합작법인을 두고 있는데다
15개 리스사가 홍콩 현지법인을 통해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채권에 투자한
규모가 상당액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하영춘.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