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영을 수출확대로"

세계경영으로 사세를 키워온 대우그룹의 IMF 해법이다.

다른 기업보다 한발 앞서 해외 각지에 거점을 확보한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경제난국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수출확대만이 애국의 길"이라며
"위기는 곧 기회"라는 인식으로 적극적으로 문제를 풀것을 임직원에게
당부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물론 대우그룹은 그동안 공격적으로 추진해온 세계경영의 속도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 관리에 무게중심을 두고 국내외 사업장간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경영초점을 둘 계획이다.

세계 21개국에 해외지역본사를 설립하고 회장, 사장단을 파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와함께 제2관리혁명을 통한 체질개선과 구조조정노력도 병행해 나갈
방침이다.

<> 세계경영을 통한 수출확대

대우는 지난해 폴란드 인도 루마니아 우즈베키스탄 등의 자동차 생산및
판매법인에 24억달러의 생산설비 부품 등 원부자재를 수출했다.

대우가 전세계에 단독 또는 합작형태로 설립한 3백10여개의 현지법인은
가능하면 국산 원부자재를 가져다 쓰는 것이 원칙.

이는 합작법인이 설립되는 단계에서부터 원부자재 공급권을 확보하라는
김회장의 지시에 따라 오래전부터 정착된 관행이다.

이같은 전략에 힘입어 대우는 2000년까지는 해외망을 통한 수출비중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물론 자동차 전자수출도 늘린다.

대우전자는 금년에 TV VTR 등 가전제품의 세계시장점유율을 10%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하고 영업력을 강화했다.

이를 위해선 지난해보다 25%이상의 제품을 더 수출해야 한다.

<> 체질개선

IMF시대에는 사회 모든 구성원의 내핍이 불가피하다.

대우도 씀씀이(투입)를 최대한 줄이고 생산효율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
의식개혁 경비절감 등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대우는 지난해말 과장급이상 직원의 급여일부를 삭감하고 성과급지급도
보류했다.

금융시장의 불안을 감안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임직원들에게 위기의 본질을
바로 알려주기 위한 조치였다.

조직슬림화도 추진되고 있다.

(주)대우는 영업조직의 비중을 78%에서 85%로 끌어올렸다.

조직개편과정에서 생기는 유휴인력은 해외사업장의 마케팅강화와 신규사업
부문에 재배치하고 인위적으로 인원을 줄이지 않을 계획이다.

<> 구조조정

판매가 부진하고 생산효율이 떨어지는 일부 라인폐쇄 등 세부적인 구조조정
을 과감히 단행할 계획이다.

이를테면 오리온전기의 15인치 TV브라운관 생산라인 4개중 3개를 폐쇄하는
등 사업장별 라인조정을 수시로 실시할 계획이다.

대우자동차 대우중공업의 일부 부품생산라인은 관련 중소기업에 이전할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대우중공업이 지게차와 중장비판매법인으로 운영하던 미국
판매조직을 통합하고 독일의 2개 판매조직을 통합하는 등 국가별 조직을
단일화하기로 했다.

투자는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해외사업과 신차 및 엔진개발 등 연구개발
부문에 집중할 계획이다.

대우는 올 투자규모를 97년 수준인 5조7천억원으로 동결했다.

국내 산업구조조정과정에서는 자동차 통신 중공업 등 그룹핵심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차원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업 인수.합병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해말 쌍용자동차를 전격 인수했듯이 국가경제에도 기여하고 그룹역량
강화에도 도움이되는 비즈니스를 찾겠다는게 김회장의 생각이다.

< 이익원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