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말하는 한복 입는 법 제1조는 격식 살리기.

한복연구가 그레타리씨는 "한복은 품위와 격식이 생명이므로 장식성에
치중하지 말고 격에 맞는지를 먼저 생각하라"고 말한다.

한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색상.

전통예법에서는 미혼여성은 꽃분홍치마에 노랑저고리, 새색시는 다홍치마에
연두저고리, 젊은부인은 감색치마에 흰저고리, 중년이상 부인은 감색치마에
옥색저고리 등으로 연령에 따라 어울리는 색상을 나누고 있다.

강제성은 없지만 발랄함과 우아함 등 연령과 신분을 구분할 수 있도록
짜여져 있으므로 대략의 틀을 지키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

자유롭게 색을 고를 때도 원칙은 있다.

젊은 여성의 경우 치마는 짙은색, 저고리는 화사한 색 등 명도차이를 크게
해 명확한 느낌을 준다.

치마가 감색 검정 밤색일 경우 어울리는 저고리색은 빨강 비취색 귤색이다.

중장년층은 아래위 모두 중간색 톤을 고르고 치마가 저고리보다 약간만
어둡게 한다.

팥색 치마와 연한 미색저고리, 연보라색 치마와 연두 또는 꽃분홍색
저고리가 잘 맞는 짝.

자주치마에 회색저고리는 세련된 느낌을 주며 연령에 관계없이 잘
어울린다.

아래위를 같은색으로 입는 것은 일제시대 이후 생겨난 대표적인 한복
왜곡사례라고 한다.

한복연구가 허영씨는 "지나치게 많은 금박, 자수는 품위를 해치므로
피하라"고 얘기한다.

전통예법에서 금박은 궁중의상과 혼례복에나 쓰이던 것으로 일상복에서는
절제해야 한다는 것.

치마폭은 드레스처럼 퍼지는 12폭보다 다소곳한 6폭이 기본이며 분위기는
속옷으로 조절한다.

화사하게 보이려면 페티코트, 단정하게 연출하려면 속치마가 적당하다.

겨울의 한복소재는 본견 실크와 숙고사(짜임 자체에 무늬가 든 견직).

노방은 사철 두루 쓰인다.

남성용 바지저고리는 나이의 영향을 덜 받는 편.

아래위를 같은 계통의 중간색으로 맞추면서 명도차이만 약간 주는 것이
좋다.

베이지색 바지저고리에는 올리브색 마고자와 조끼, 꽃분홍색 바지저고리
에는 팥색 마고자와 조끼 등이 잘 맞는 짝.

어린이에게 화사한 추석빔을 입히려면 치마와 바지저고리 위에 당의와
조바위(여자어린이), 쾌자와 복건(남자어린이)을 챙겨준다.

생활한복 착용법도 기본적으로 전통한복과 같다.

저고리깃은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앞으로 당겨 입고 위아래옷은 배색해
입는다.

외출할 때는 반드시 덧저고리나 두루마기를 입는다.

한복을 입을 때는 액세서리도 골라 착용한다.

목걸이는 금물이며 귀고리도 늘어지는 것은 피한다.

반지는 보석이 달린 돌출형보다 금 은 옥 비취로 만든 도톰한 가락지가
제격.

한복에 가장 잘어울리는 장신구는 노리개.

금이나 옥장식을 차분한 매듭으로 마무리한 노리개는 한복의 우아함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