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들은 자국의 벤처산업을 소개할때 으레 젬플러스사를 가장 먼저
얘기한다.

젬플러스는 스마트(IC)카드로 세계 시장을 평정한 프랑스 첨단기술력의
상징이다.

기존 마그네틱카드 형태에 칩을 내장한 스마트카드는 다양성과 안전성을
무기로 전세계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젬플러스는 이런 흐름을 주도하면서 세계 스마트카드 시장의 42%를
점유하는 초일류기업으로 우뚝 섰다.

지난 96년 매출액은 4억4천만달러로 전년대비 46%나 증가했다.

순이익은 2천7백만달러로 전년대비 29% 늘어났다.

같은기간 직원수도 2천9백여명으로 30% 이상 증가했다.

97년에도 매출이 40%이상 증가하는 등 초고속 성장세를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덕분에 젬플러스의 본사가 위치한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 근교
제메노스공단은 "스마트카드의 메카"로 통한다.

젬플러스는 독일 중국 멕시코 등에도 현지공장을 설립, 연간 9억장의
카드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1백여개국에 카드를 수출하고 있다.

마크 라수스 사장은 "인류의 삶을 편리하고 안전하며 즐겁게 하려는게
목표"라고 말한다.

스마트카드로 차세대 통화혁명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다.

스마트카드는 단순히 은행신용카드만 대체하는것이 아니다.

일정금액을 카드에 저장해 일반 상거래의 결제수단으로 이용하는
전자화폐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휴대폰 단말기에 삽입해 요금정산 기능도 수행한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의료보험카드로 급속 확산되고 있다.

카드에 내장된 칩과 소프트웨어종류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어 머니리스(Moneyless) 세상을 앞당긴다는 것이다.

젬플러스의 성공비결은 이처럼 스마트카드의 기술적 비전을
현실화해나가는데서 찾을 수 있다.

이를 위해 경영자원을 스마트카드개발과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96년 한햇동안 매출액의 6%를 연구개발비로 사용했고 13%를
설비증설에 투자했다.

세계 시장의 선두를 고수하기 위해서다.

라수스 사장은 지난 88년 젬플러스를 창업할 당시 스마트카드 세상이
도래할 것임을 예견했다.

고체물리학 박사학위 소지자인 라수스 사장은 당시 몸담았던 톰슨사에서
스마트카드사업을 건의했지만 여의치 않자 스스로 독립, 오늘의 성공을
이룩했다.

라수스 사장은 지난 60년대부터 반도체 업체에 종사하면서 관련기술과
사업노하우를 터득했다.

5명의 직원으로 출범한 젬플러스는 창립 첫해 7백50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흑자를 거뒀다.

이후 지난해까지 매출액이 연평균 40%씩 성장했다.

라수스 사장은 "앞으로 자바카드와 비접촉카드부문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바카드는 호환성이 높은 컴퓨터프로그래밍언어 자바로 구축된 시스템을
내장, 금융 및 의료서비스 전자상거래 교통수단 등 모든 서비스를 통합할
수 있다.

비접촉카드는 카드판독기에 카드를 접촉하지 않아도 인식가능한
제품으로 최근 한국에서도 버스카드로 실용성이 입증돼 전세계시장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라수스 사장은 "빌 게이츠는 세계인구의 1%를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우리의 IC카드는 전인류를 대상으로 한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 마르세유(프랑스)=유재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