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리베이터 닫힘버튼 ]]]

잠실의 한 아파트에 사는 박상진씨(37)는 최근 6살난 딸에게 핀잔을
들었다.

딸과 함께 11층 집으로 올라가며 무심코 엘리베이터의 담힘버튼을
누른 것.

"반상회에서 아줌마들이 닫힘버튼을 누르지말자고 했는데 아빠는 왜
안지키느냐"는 막내딸의 항의에 박씨는 말문이 막혔다.

예년같으면 "급해서..." "습관이 돼서..." 등으로 어물쩍 넘어갔을
박씨의 변명은 IMF시대엔 더 이상 설자리가 없어졌다.

닫힘버튼을 아예 없애는 아파트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의 한신.한진아파트 4천5백세대, 송파구 풍납동
한강극동아파트 8백95세대 등은 새해부터 IMF시대를 극복하는 알뜰절약
지혜로 엘리베이터의 격층운행, 닫힘버튼 폐쇄, 자정이후 계단전 등 끄기
등을 실천키로 결의했다.

에너지 관리공단이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담힘버튼을 사용치 않고
엘리베이터를 운행할 경우엔 전력소비량이 3~5%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닫힘버튼을 한 번 누를 때마다 평균 8원이
공중으로 날라간다는 결론이 나온다.

김대룡 공단 홍보부장은 "전국적으로는 연간 3백28억원이 절약된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제작회사인 LG산전의 이호찬 차장은 "요즘 엘리베이터는
컴퓨터가 최적의 운행상태를 유지하도록 만들어졌다.

승객들이 닫힘버튼을 누르면 컴퓨터가 불필요한 작동명령을 내림으로써
전기가 낭비된다"고 작동원리를 설명했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닫히기까지 실제로 걸리는 시간은 5~7초.

전력낭비에 비해 절약되는 시간은 거의 없는 셈이다.

박씨는 올해부터 닫힘버튼 안누르기는 물론 어지간한 높이는 걸어
올라야겠다고 다짐했다.

< 특별취재단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