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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단] 재경원 조직개편의 성공조건 .. 사공일 <세계경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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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공일 <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

    새정부 출범에 앞서 정부조직개편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외의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정부의 기능과 정부가 해야할 일자체가
    달라지고, 또한 달라져야 한다.

    따라서 변화된 정부기능을 잘 수행할수 있도록 정부조직을 시의적절하게
    개편하는 일은 바람직스런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세계화와 정보화추세가 나날이 가속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게다가 우리는 초기 경제개발에 성공하여 신흥공업국의 선두주자로서
    선진국진입의 문턱에 와있으면서도 선진국을 향한 제2의 도약에 필요한
    경제구조조정을 미뤄온 결과 급기야 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구제금융
    대상으로까지 전락하고 말았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여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재정립하고 정부조직을
    적절하게 개편하는 일은 꼭 필요한 것이다.

    특히 경제정책을 총괄하고 금융-외환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재정경제원의
    기능을 재점검하여 조직개편을 서두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필자는 구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를 합병하여 만든 재정경제원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조직으로, 그 개편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아왔고 그러한
    의견을 누차 피력한바 있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볼때 재정경제원 장관은 물리적으로 종전의
    두 부처업무를 주도면밀하게 관장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특히 예산국회가 열리는 기간에는 예산업무를 맡고 있는 재정경제원
    장관이 기타 업무에 집중할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때에 한보나 기아사태와 같은 예상하지 못한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이러한 문제해결에도 충분한 시간을 할애할수 없을 뿐
    아니라, 기타 업무는 더욱 뒷전으로 밀리게 될것이 뻔한 일이다.

    예를 들면 당장 화급하게 느껴지지 않는 경제정책의 기획-조정업무가
    업무처리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것은 쉽게 상상할수 있다.

    현재의 외환-금융위기가 발생한 배후에는 이러한 요인도 있었다고
    볼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측면에서 볼때 재정경제원의 조직개편을 서두르는 것은 불가피한
    것임이 분명하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가 강조하는 것은 경제정책의 기획-조정기능은 앞으로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급속히 변화하는 대외여건을 미리 내다보고 적절한 대응책을 시의적절하게
    마련하고, 정보화시대에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지역간 계층간 이해집단간
    경제적 이해관계 상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경제정책의 기획-조정기능은
    더욱 중요한 것이다.

    또한 관련 부처간, 혹은 행정부와 입법부간의 긴밀한 정책협조와 조정의
    필요성은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외환-금융위기를 넘기면서 확인되고
    있다.

    이제 세계화추세가 가속화되면서 금융서비스에 이어 기타서비스,
    노사관계, 각종 외국인투자, 경쟁정책,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다자간협약의 필요성 대두 또한 정부정책의 조정기능 강화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올해 추진될 정부조직 개편에는 이러한 정책의 기획-조정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할수 있는 새로운 제도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경제정책의 기획-조정기능을 수행하는 독립된 부처를 행정부안에
    존속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기획-조정기능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 예산기능도 그 부처에
    주어져야 한다고 본다.

    경제문제는 경제전문가에 의해 가능한한 정치논리를 배제하고 경제원칙에
    의해 해결될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경제부처로서 남겨두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고 보는 것이다.

    끝으로 정부조직개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주어진 조직의 효율적인
    운용이란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아무리 잘된 조직도 그 조직의 인사제도가 잘못되어 있어 적재적소
    인사가 이룩되지 않고,조직의 책임자가 수시로 바뀐다면 그 조직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될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외환-금융위기도 지난 5년여동안
    재정경제원장관이 7번이나 경질된 것과 결코 무관한 것이 아니다.

    장관이 자주 바뀜에 따라 정책의 일관성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장관경질에 따른 주무국장 주무과장의 잦은 인사는 특정업무에 관한
    전문성축적을 저해하고 적극적인 업무수행을 회피하게 한다.

    정부조직의 효율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으로 공무원임용과
    인사제도의 개혁도 강조하지 않을수 없다.

    세계화시대에 필요한 국제적 안목과 전문지식을 갖춘 외부 인재를 널리
    활용할수 있는 공무원 임용제도를 하루속히 마련해야 한다.

    공무원 인사제도도 필요한 분야에 전문인력을 길러내는 방향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특정 부서의 책임자는 미리 정한 "포지티브 리스트"제도에
    의해 보직이 가능케 하는 제도도입도 고려해 볼만 하다.

    예를 들면 현 재정경제원의 국제금융관련 정책국장 보직을 맡기 위해서는
    정부가 정한 국제기구나 선진국의 정부부처에서 일정기간 근무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는 인사규정을 생각할수 있다.

    현재의 인사제도에서는 꼭 필요한 인재를 골라 필요한 외국기관이나
    국제기구에서 경험을 쌓을수 있도록 파견근무를 명하는 것보다는 부처내
    인사숨통을 트기 위한 수단으로 외국에 내보내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귀국후에도 외국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을 활용할수 있는 보직을
    맡게 된다는 보장이 없다.

    또한 국제기관이나 외국 정부에서 근무할 때는 그곳의 직속 상관으로부터
    근무평정을 받게 하고 그것을 본부 인사위원회가 승진과 보직에 활용하는
    제도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계화시대의 무한경쟁속에서 우리경제의 제2도약을 기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정부 스스로의 생산성향상을 위한 정부의
    솔선수범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새정부의 정부조직개편과 공무원임용제도및 인사제도의
    개혁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 또한 클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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